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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낭비인가, 덕행인가

단목숙(端木叔)은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 이름은 端木師)의 후손이었다.  자공은 공자의 제자 가운데 가장 언변이 좋았을 뿐만아니라 이재에도 밝아 큰 재산을 모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후손인 단목숙은 자공과는 딴판이었다.

단목숙은 낭비가 심했다.  그는 갖고 싶은 것은 다 가졌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미였다.  그의 생활은 실로 왕에 비긴다 해도 부족할 것이 없을 정도로 소비가 컸다.

또한 그는 산천경개 구경하기를 좋아했고, 사람 사귀기를 즐겼다.  그래서 그를 찾아오는 사람으로 그의 집은 항상 들끓었다.  그래서 헤프게 재산을 축내더니 마침내 단목숙은 쓰고 남은 나머지 재산을 몽땅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버리는 것이었다.  먼저 그는 가까운 일가 친척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고도 남은 재산은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러고도 남은 재산은 고을 사람들에게, 다시 남은 재산은 온 나라 사람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나이가 60이 되어 기력이 쇠퇴하자 자기 창고에 남아있던 최후의 재산을 시녀에게 다 주어서 제 갈 데로 보내버렸다.

마침내 그의 재산은 동이 났다.  그래서 그가 죽었을 때에는 장례 치를 비용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이 소문이 나라 안에 퍼지자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몰려와 그의 장례식을 거들었고, 그들은 약간의 돈을 모아 단목숙의 자손들에게 최소한도의 재산을 만들어 주었다.

묵자(墨子)는 이 이야기를 듣고 논평했다.

"단목숙은 미친 자다!  그는 자기 선조를 욕되게 하였다!"

한편, 단간생(段干生)은 이렇게 상반된 논평을 했다.

"단목숙은 도를 아는 달인이다!  그의 덕행은 조상보다 오히려 뛰어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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