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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내 역할을 운명이라 여기자.

매번 그렇지 말자고 해놓고 또 늦었다.

안선배가 저녁사는줄 알았더니 선생님이 오셔서

부채쓰고 저녁도 사셨다. 모두들 자기걸 챙기는데

나는 그들이 알아서 해주는줄 알고 기다리다 한개쓰고

저녁식사처에 미리 간다고 혼자나왔다.

인사동에 있는 오세계향이라는 채식집 이었다.

 

내가 못하고 힘들어도 자꾸 따라하면 그들이 이해해 주는데

그걸로 이렇게 마음상해 하면서도 한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래도

그들하고 어울리면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걸 막으니 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그 고뇌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은 한다.

내가 그런 역할에 떨어진게 운명이라 여기는건 싫지만

운명이라 생각하는게 제일 쉬운 방법인가 보다.

 

힘들어도 오빤 행복한 거였다. 같이 생각을 나눌 내가 있었지 않은가.

난지금 혼자다. 물론 언니가 내 생각에 동조는 해주지만

항상 같이서 밀어주는건 아니지 않는가.

역으로 보면 누구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만해도 행복한거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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