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31 일째
2월에 반란하라 (퍼온글)
한국정당은 대통령과 총재들이 지휘하는 대로 움직이는 스포츠팀과 같다고 주한외국특파원들이 지난해 말 비판한 바 있다. 그들은 또 한국정치는 토론없이 힘의 논리만 난무하는 난장판이라고 했다. 386의원들이 기대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들의 비난을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386' 등 개혁적인 초재선의원 30여명이 독립연대를 구성키로했다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당론정치' `패거리정치'를 청산할 싹을 보며 가벼운 희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소장파'에게서 희망을 본다 `386'. 우리가 한때 기대에 차 불렀던 숫자이다. 우리는 그들이권력의 꿀맛을 거부하고 신선한 정치를 선보일 것을 기대했었다. 물론 그들은 구태로 얼룩진 우리 정치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리라는 기대를 안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러나 젊은 피의 치열함과 참신함을 기대한 국민들에게 그들이 지난 해 보여준 것은 실망이었다. 한동안은 국회공격수 거부선언을 하는 등 뭔가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등 개혁입법의 조기처리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당명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결국 꿀먹은 벙어리였다. 패거리정치에 안주하는 모습도 보였다. 순종의 대가로 던져주는 권력의 단 맛에 중독됐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독불장군으로 튀기 보다는 당명에 복종하고 지도부의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이 금배지의 특권을 오래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고 근신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386등 소장파 의원에게서 희망을 본다. 그들은 당론과 무관하게 여야 공동발의로 국가보안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우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한 이후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김중권 민주당 대표와 극심한 국론분열을 감내하면서까지 당장 개정할만큼 불가피한 상황은 아니라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말에서 절망을 보았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 답방과 관계없이 법을 시대에 맞게 고치겠다는 그들의 기개에서 우리는 미래를 본다. 국가보안법이 김정일 위원장 때문에 만든 것이 아닌데 그가 오든 안오든 인권의 신장과 국가를 바로세우기 위해선 보안법을 없애든지 고쳐야할 것이 아닌가. 자유투표라는 실험도 가상하다. 현실 정치의 고단수들이 이들의 움직임을 좌초시킬 지 알수 없으나 일단 바른 길로 가려는 이들에 영광있기를 기대한다. 국가보안법이 어떤 법인가. 분단의 산물로 태어나 얼마나 숱하게 정치적으로 악용되었으며 얼마나 많은 국민의 인권과 사상을 탄압했는가. 국가보안법 문제는 인권의 문제이며 사상 표현 등 양심의 자유이고 인륜의 문제이다. 냉전이 종식된 화해와 협력의 시대에 국가보안법 개폐를 미루자는 것은 이 법을 바꾸지 말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진정한 정계개편 실마리 정치개혁을 바랐던 386 등 소장파는 모두 모였는가. 이념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모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과 같은 지역연합, 선거연합 보다는 마음이 맞는 사람이 모여 같이 정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진정한 정계개편의 단초는 여기서 찾아야하지 않을까. 386 등 소장세력이여. 2월에 반란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안주하라, 그러면 잃을 것이다. 권력의 단맛에 탐닉하다간 그동안 치렀던 어떤 대가보다도 혹독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고,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자기 몸을 던질 때 당신들은 국민을 얻을 것이 분명하다. 김수환 추기경은 김중권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마음을 비우고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했다. 여야의 386등 소장파들이여, 당신들은 마음을 비우고 국민의 소리를 듣겠는가, 아니면 패거리정치에 안주하며 금배지에 만족할 것인가. 2월의 반란을 통해 정치권의 봄을 준비하자. 정세용/ 논설위원 - 한겨레 신문 칼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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