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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4 일째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너에게..

4 월이다.해마다 이때 쯤이면 훈훈한 봄 바람이 살랑되는 따스한 봄이 오기도 하련만 올해는 이 봄을 왜 그리 시샘을 하듯이 더디게 오는가 모른다...봄은 이미왔지만 우리가 느끼는 봄은 먼듯하다..이 해맑은 4 월에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에 서서 한순간이나마 갈등을 느끼고 여자로 태어나서 어딘가로 시집을 가야 하는 운명(?)을 의아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어쩜 인생이 이런 과정을 통하여 새롭게 다시 태어난 것과 같은것인지도 모른다.....이 기분좋은 4 월에 가슴에 꿈을 안고서 시집가는 신자 ..축하한다..그러고 보니 네가 어려서 외할머니댁에 와서 놀때 아마 5-6 살정도나 되었을가?목골 밭에 갔다가 우연히 소나무 밑에 웅크리고 있는 꿩을 잡았을때 넌 소리쳤지...- 야 이거 꿩이구만 꿩....어쩜 ㅡ그리도 영리하게 똑똑하게 말을 하던지?그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그 간의 세월이 살처럼 그렇게도 지나고 말았구나...벌써 결혼한다니......??바로 엊그제 일같은 것들인데 말이다..신자야..넌 신랑될 사람이 같은 교사라지?요샌 그렇게도 배필을 가까운 곳에서 선택하여 부부들이 나란이 출근하는 것이 이상스럽게 보이지 않은 자연스런 풍경으로 보이더라...우리직장도 그렇게 같은 직장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잘 들살고 있어..아무래도 상대를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고 섬세하게 평가하여 후회없는만남을 준비하는건 아무래도 같은 직장이 좋은것이 아닌가?이 외삼촌이 결혼할 당시엔...어쩐지 같은 직장사람끼리 만나는 걸 숨기고 그랬었지..자기의 속내를 사그리 안단 어떤 부끄러움 같은것은 아니었을가?그래서 나도 같은 직종의 직장인은 무조건 반대했어 아니 선도 안봤어..어떤 신비감이랄가?어떤 보여줄것이 없다는 그런 막연한 관념이 아마도 그런것 같다..신자야...그래도 상대를 사귄지가 상당한 기간이고 그 간에 대화를 통해서 인생의 반려자로 선택하였으니 어떤 두려움이랄가 불안감같은 것은 없는것이 아닐가?그래도 장하구나.어려운 가운데서도 네가 스스로 그렇게 까지 성장하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너였으니....혼자 벌어 직장을 다니고 대학을 아르바이트하여 다녀서 결국은 네가 원하던 교사도 되고 대학원도 준비하는 널 보면 외삼촌은 박수를 쳐 주고 싶다...사람은 의지만 있으면 뭐든지 할수가 있지..너의 그 장한 용기와 인내에 어깰 두드려 주고싶구나...일찍 아빠가 돌아가신 너의 가정에 가진것 없이 그저 빈손으로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기에 바빳던 엄마....그런 생활에도 너희들이 곧고 바르게 자라서 이렇게 결혼한다고 하니 얼마나 기쁘니? 엄마도 나의 심정이나 마찬가지 일거다...그러면서도 한편은 마음이 아픈것이 있단다...그 큼직한 집을 엄마가 혼자서 지킬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구나...그 두형이만 집에 있었어도....그 두형이가 집안을 꾸려가고 대를 이어갈 놈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니 이얼마나 가슴이 치는 일이냐?- 어쩌니? 신자 시집 가면 편히 혼자서 살면 걱정없이 좋지 뭐가 문제야.그렇게 엄마는 말을 하시지만 어디 그 말이 진정이겠니?너와 단둘이 지키면서 너의 귀가를 보고서 잠을 자던 엄마...네가 횅하니 가버리고 만 그 자리...그 가슴에 치미는 외로움을 어떻게 치유가 되겠니?나이가 들면 더 외롭고 쓸쓸하다 던데?혼자 남은 엄마가 걱정이구나...엄마 아마도 혼자서 잠잘때 통곡을 할런지도 몰라...이미 고생으로 눈물이 말라버려서 눈물이 안 나올가?그래도 딸들이 다들 착하고 효성이 지극해서 잘해준다고 해도 어디 그 외로움까지도 어떻게 달래주겠니?자주 들른다 해도 맘 뿐이지 그게 어디 생각같이 쉬운일인가 말이다...신자야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가 걸어온 인생...그 형극의 행로...잘 알거다..너의 엄마는 바로 고생을 벗으로 알고 고생이 일상적인 것으로 알고 살아오신 분이다.돌아가신 아빠의 그 정신병에 날마다 들볶이고 살면서 아무것도 남긴것이 없이 빈손으로 너희들을 그렇게 길러주신 엄마는 너희들은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농사지을 땅한빼미도 없는 그런 집...그저 남의 농토를 빌려서 농사짓고 삯으로 살았던 엄마의 고생...넌 그때 어려서 잘 모를거다..그렇게 고생하고 가난해도 엄마는 외가에 절대로 나타나질 않았었어...독한 오기와 자존심이 누구보다도 강한 엄마였기땜이다..너의 아버지에 대해선 넌 들었지 ?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잘알진 못할거다그 만큼이나 너는 어렸으니깐...그래도 한때는 서울에서 번듯한 집도 갖고서 잘 살았지...1960 년대에 서울에서 자기집을 갖고 산단것이 그리 흔하지 않았으니깐..내가 잠시 들렸을때는 방이 12개나 만들어 세를놓고 잘살았었지..그때가 황금기 였던가?너의 아버진 노름을 하게 되었지 그리고 그 노름에 미쳐서 결국은 그 집들이 하루아침에 빛으로 넘어가버리고 빈손으로 아무것도 가진것없이 허름한 임곡의 너희고향으로 온거야,,..지금 살던집도 이미 남의 것으로 되어 버리고 빈손에다 가진것없은 거지 같은 신새로 말이다...그리고는 집도 없어서 저수지 밑에 허름한 집을 짓고 살았단다...그 당시는 어쩔수 없었겠지 어디 돈이 잇어서 서울에서 버티지...이미 너의 아버지는 홧병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고...너의 아버지의 인생유전에서 난 한인간의 몰락과 죽음을 똑똑히 보았다..그 영과 욕이 그렇게 하루 아침에 금방이나 이뤄진다는것을 알았어...글고 너의 아버진 정신병으로 그렇게 해매다가 어느날 황룡강 물에 빠져 죽었단 소식을 들었지....어쩜 그렇게 돌아가신것이 엄마에겐 그나마 다행이었지..미쳐서 날뛰는 모양이라도 보고 있질 않으니 다행이 아닐가?지난날의 애기니깐 그렇지 얼마나 미쳐 환장할 애기니?너의 엄마...순진하게 시골에서 살다가 그런 고생한 불쌍한 분이야...너희들이 만약에 엄마의 그 고생을 과소 평가한다거나 잊는다면 너희들은 사람도 아니지...아냐 잊어선 안되지...절대로...시집을 가려는 너에게 이런 우울한 이야기 한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허지만 그런 애기가 아니면 엄마를 애기할것이 없단다..너나 언니들이 절대로 엄마의 고생을 잊지 말란 의미에서 한애기야..너의 엄마의 애기를 하려면 한이 없어......우울한 애기 그만하자...그날....너의 결혼식엔 나도 큰 삼촌도 그리고 이모들도 다같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마..너를 위한 축하겠지만 어쩌면 엄마를 위로해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클지도 모른다..솔직하게....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살고 매사를 부지런하고 시댁에도 잘하여 좋은 며느리 듣도록 하거라 ...그날 너의 우아한 모습을 보자꾸나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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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3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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