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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2 일째

저수지 ( 8월 17 일 일기 )

이른 저녁밥을 먹고 저수지 둑위로 올랐다..아무도 없는 저수지...어렷을 땐, 누가 애기 하지 않아도 저녁식사가 끝나고선 저수지로 모여 들었다..그 둑위에는 누군가 벌써 멍석을 깔아놓고 오늘 하루애기에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그렇게 대화를 했었다..그러다 더우면 물속으로 덤벙 뛰어 들어 땀을 씻고...그 소란 스럽던 저수지가 고요한 적막에 젖어 있다..키를 넘는 잡초가 앞을 막고...저수지의 물결소리만 철석댄다.다들 어디로 가고 없는가?여기는 누가 지키고 전부가 다 어디로 가고 말았는가?잡초만 무성한 저수지 둑위에서 한참을 앉았다 왔다..아무도 없는 저수지를.....문학 청년을 지망하면서 문학지를 펼쳐보이던 창수도 벌써 이 세상이 사람이 아니다..그는 그렇게 자기가 바라던 그런 극적인 죽음을 감행했다..한강에 투신 하겠다던 생전의 그의 바램같이 그는 그렇게 허무한 인생을 한강에서 마감하고 말았다..그 창수가 미소를 띠면서 책을 끼고 올것만 같다...전설처럼만 들리던 서울애기를 해주었던 창수....그리고 진주에 살던 미모의 여성과 팬팔로 늘 시적인 대화를 나누던 창수..그가 사라진것이 그렇게 아쉽다.그가 살았던 옛집은 다 허물어 버리고 밭으로 변해 버렸다..마치 그의 흔적이 없어 지듯이 그렇게...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 버리고 집집마다 어머님 같이 연세드신 분들만 고향을 지키고 있는 동네...그 분들이 돌아 가시고 만다면 영영 고향은 잊혀 지는 것인가?그래서 옛얼굴들이 없는 고향은 서럽다..난 멍청히 은빛으로 부서지는 석양의 저수지를 응시하다가 아무도 없는 그곳을 떠나야 했다..아무리 옛노래를 불러도 정다운 얼굴들은 보이질 않는다...이렇게 고향은 늘 그런 서러운 추억속으로만 남겨지는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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