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4 일째
겨울이 오기 전에(퍼온시)
(백창우)얘야,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몇 장의 편지를 쓰자찬물에 머리를 감고겨울을 나는 법을 이야기하자가난한 시인의 새벽노래 하나쯤 떠올리고눅눅한 가슴에 꽃씨를 심자얘야, 우린 너무나쁜 습관처럼 살아왔어아무리 빨리 달려가도길은 끝나지 않는데늘 채워두는 것만큼 불쌍한 일이 어디 있어이제 숨을 좀 돌리고다시 생각해보자큰 것만을 그리느라소중한 작은 것들을 잃어온 건 아닌지길은 길과 이어져 서로 만나고작은 것들의 바로 곁에 큰 것이 서 있는데우린 바보같이 먼데만 바라봤어사람 하나를 만나는 일이 바로온 세상을 만나는 일인데조그만 나무 한 그루가온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데우린 참 멍청했어술잔에 흐르는 맑은 도랑에 대해왜 이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지뭐마주 앉을 시간마저 없었는걸그래얘야, 오늘은 우리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자겨울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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