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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일째
얼마나 좋을가( 퍼온시 )
* 신 진호 *내가 너를 생각하는 시간만큼너도 나를 생각한다면내가 너를 사랑하는 시간 만큼너도 나를 사랑한다면그렇진 않더라도가끔씩 나를 떠올린다면신촌에서 공중전화 걸다가문득 그 슬픈 까페를 떠올린다면그래서, 그 날너의 일기장 한 모서리에내 이름 석 자 새겨진다면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깨끗한 찻잔 부딪치는투명한 소리처럼맑은 소리 내며살아갈 수 있다면얼마나 좋을까떨어진 꽃잎 보며정말 거짓이 아닌가슴 깊숙한 곳에서솟아나는종달새 울음 같은예쁜 울음 울며살아갈 수 있다면얼마나 좋을까눈이 부셔,그 눈부신 햇살 받으며초라한 껍질 벗고 죽을 수 있는 죽음다 죽어가며그래도 하나 남을 목숨 조차사랑 보듬고내가 죽을 수 있다면얼마나 좋을까현실뿐인 세상에서현실뿐인 사람들이비웃으며, 비웃으며쳐다보는또한 현실뿐인 눈동자를씩씩하게 뿌리치는재만 남은 가슴끌어안고내가 죽어갈 수 있다면얼마나 좋을까사랑이란결과가 아닌과정이라는아름답고 영원한 진실증거하며처마 밑 댓돌 위에부서지는 은빛 물방울처럼그렇게 아름답게 부서질 수 있다면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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