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4 일째
봄 이 오는 길목
이젠 3 월도 10 여일 남았다.3 월이면 봄 이라 하지만, 이미 봄은 일찍 와 있는 것 아닌가.그러고 보니 올 겨울은 추울거란 예상에 두터운 오리털 파커를사놓고서도 제대로 만끽 해 보지도 못하고 보내버린 겨울 같다.- 언제 겨울 이 있기나 했던가?우리 주위에 겨울 다운 날씨가 있었던가.눈이 쌓인 정경이라던가.살을 에이는 추위도 ㅡ 느껴보지 못한 올 겨울.고통뒤에 얻은 안온함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절실한데...혹독한 추위도 견뎌보지도 못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으려니이 화창한 봄의 고마움이 다가서지 않은 것이리.추운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디고 동토에서 솟아나오는 파란생명.그런 생명의 소중함.그런 생명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닐가.3 월이다.파란 싹들이 돋아나고 울타리에 흐드러 지게 피어나는 샛노란개나리꽃들의 환희.잔설이 쌓여있던 머언 산등성이도 파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진달래와 철쭉이 봄의 산을 온통 화려하게 물들일 계절.공항로 달리면 깍아자른 옆산의 등성이에 아래로 너울거리던 샛노란 개나리.아직도 해마다 피어나는 그 노란색 개나리가 다투어 필거다.그 꽃향기 속을 달릴때면 마음에 전해져 오던 안온함.봄은 그렇게 소리없는 꽃 향기와 함께 왔었다.늘 이런 꽃향기 속에 살순 없을가...늘 이렇게 마음의 평온속에 살순 없을가...겨울에 불질러 버린 시냇가 방천.그 까만재가 아직도 배어있는 틈 사이로 연초록 새싹을 내밀던여린 풀들.그 생명의 환희여....봄비라도 살짝 뿌리고 나면, 무럭 무럭 자라버린 싹들.그 비가 개이면 손 잡고 나가서 여린 삐비를 뽑던 우리들.가슴에 번져오던 어떤 포만감.봄은,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져 오던 계절이었다.봄은 그렇게 황량한 동토에서 새론 생명을 토해내는 신비를보여주곤 했다.아무것도 없었던 들녘.짙은 회색빛 동토에서 초록으로 변해가는 봄.너울거리는 아지랑이, 졸음과 한가로운 종 달새 들의 지저귐.양 어깨에 쏟아지던 그 봄의 햇살......봄은,이렇게 머언 동심의 기억에서 부터 오는 것인가 보다.도시도 이미 숨죽이며 봄은 이미 오고 있다.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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