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34 日目
가을 분위기 나던 사람
조 은구 중위.그는, 가을 냄새가 나는 사람였다.그를 보면 왠지 그렇게 애 잖해 보였지.커다란 키와 가는 목 ..비쩍 마른 몸매.코스모스 처럼 긴 목과 위태스럽게(?) 보일정도의야윈 체격.가을과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였다.그런 외양 말고도 그가 가을 남자란 분위기를 느끼게 한건 그가 잘 부르던 노래 때문였다.< 배 호 >의 노래를 그렇게 잘 불렀다.배호의 노래를 좋아하게 한 사람도 바로 이 사람였다.왜 그는 배호를 좋아했을가?그때 그는 그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짐작 컨데 그도 심하게 아팠던 기억이 있지 않았을가?마치 배호 처럼 그렇게....생사의 기로에서 헤어난 기억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가?그래서 그렇게 병색짙은 모습으로 서 있었던것은 아니었을가..그런 자신의 처지, 배호의 처지와 닮아서 그런거 아닌가?부은 얼굴로 위태하게 스테이지에 늘 앉아 부러던 배호..그래서 좋아했던 거 아닌가?내 상상일 뿐이지만........- 야윈 두 뺨에 흘러 내릴때....안개 속으로 떠 난 사람....그의 노래는 애수에 젖어드는 그런 음색으로 내 심금을울렸다.눈을 감으면 영락없는 배호의 ㅡ그 목소리, 그대로다.배호가 좋았다.자신의 처지를 노래로 승화시켜 불렀던 배호.자신이 죽어감을 감지함서도 그 순간까지도 무대에 서는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배호....그렇게 가을이 끝나감과 같이 그의 생도 저물어간 배호.그렇게 가을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그는 생을 마감했다.마치 파란 낙엽 처럼.....그는 ,파란 낙엽였다.지기엔 아까운 그런 파란 낙엽...그의 노래처럼 그의 운명은 파란 낙엽으로 지고 말았으니..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였다.그도 가을의 그런 쓸쓸함이 배어든 가을 남자였다.그의 노래.그의 저 가슴 깊은 곳에서 서러움이 울림으로 들려온 노래.그의 아품이 , 피를 토하는 그 쓰라림이 노래로 울렸으니.....어찌 애절하지 않고, 어찌 쓰라린 아픔없이 불렀으랴?조 은구 중위.그는 선한 눈빛과 애절하리 만치 야윈 몸매에도 불구하고쾌 건강체 였다.남자치곤 유난히 하얀 피부에 병색이 짙은 모습이어도 그는건강했다.피부가 여자 처럼 하얀색이라 그렇게 보였을가?더 애잖해 보였던게 아니었을가?홍천, 그리고 1970 년대 초.....우린 거기서 그렇게 대화했다.홍천강가에서,때론 홍천 극장에서 ...때론 대포잔을 앞에 두고 선술집에서 우린 대화했지.장교와 사병의 신분상의 어떤 거리감도 존재하지 않았다.술 한잔 앞에 놓고 그런 거리낌없는 대화를 했던 우리들..우정였다.마음이 통하는 그런 우정.엉뚱하게도 그는 장교로 난 사병으로 홍천에서 만났던 우리..3년간,나의 곁을 스쳐간 장교도 많았고 대화도 했지만........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그 사람 조 은구......헤어지곤 두절된 소식.가을이 오면,배호의 노래가 떠오르고....그 사람 조 은구 중위가 떠 오른다.배호의 그런 쓸쓸한 분위기를 너무나 비슷하게 연출한 그 사람..- 쓸쓸한 가슴에 파란 낙엽이 질때...이런 노래를 듣고 싶다.배호와 조 은구 중위기 오버렙 되어 그립다.내가 외로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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