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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p.s...
녀석의 노트에 이런 시가 적혀 있었다.
아마도 ,
숙제를 인터넷에서 옮긴 신가 보다..
우울한 시인,
영혼을 어루만지는 작가 기 형도...
그의 우울이 이 시에도 베어 있는듯...
잠시 유년의 기억으로 나가 봅니다.
읍으로 장에 가신 엄마..
한손엔,
국화빵 한 봉지 들고서 동구밖을 잰 걸음
으로 오시던 흰 한복의 어머니 모습..
이 시에서 ,
그런 나의 어린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어머니,
아무리 불러도 성에 차지 않은 그 이름..
오늘도,
아무도 몰래 어머니의 얼굴을 그려보곤
가슴이 아파했습니다..
왠지,
제 곁을 떠나가실 것만 같은 예감에...
이 우울이란 단어를 언제 쓰지 않을런지요??
도대체 언제나,
가슴 저미는 슬픔을 잊게 될런지요?
그저 울고만 싶어지는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