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3 일째

야속한 당신



  
어머니,당신이 가신지 한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동안, 별일이 없으시죠?
제곁에 없는 무정한 당신이지만......
이렇게 속절없이 안부 전하나 봅니다.


이 세상 모든 번민과 괴로움 훌훌털고 그곳에 계시니
마음은 한결 편안하시리라 봅니다.
당신이,
그렇게도 사랑으로 그리던 동생과 님을 만나셨으니
반갑기도 하겠지요.


오늘은,
석탄일이란 의미 보담은,
어버이날이란 것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버지가 제 곁을 떠났어도 그래도 내 마음을 의지할수
있었던 당신의 이름, 어머니....
당신이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어요.


헌데,
오늘 전 누구에게 꽃을 보내야 하나요?
그 누구에게.....
사방을 둘러봐도 이 꽃을 누구에게 보내야 하나요, 어머니...
보낼 곳이 없어요.
이 기막힌 현실을 어찌 할까요?


작년엔,
제가 화분을 보냈지요?
화려한 꽃 바구닌 수원의 형님이 보낸지라 한번 보고 치우는
그런 꽃 바구니 보담은, 두고 두고 절 생각하시란 의미로
보냈던 난초....


그렇게 청초하게 자란 蘭....
지금도 집엔 자리 잡고 있더군요.
마치 당신의 모습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기품있게...


언젠가,
어버이 날이 한참 지난때에 집에 갔더니
선반위에 보관되어 있던 카네션 조화들....
-이모님, 만수 무강 하세요...
그게 성수가 달아주신 카네션이란 것을 알았지요.
성수가 이모님만 달아주시지 못하고 어머닐 달아주신거죠.
그게 가슴이 아팠습니다.
- 서울에 있는 자식보다는 가까이 있는 조카가 더 낫군요
그렇죠, 어머니...??
제가 그랬지요.


가슴이 아렸습니다,
어버이 날에 손수 당신의 가슴에 카네션 꽃 하나 달아줄수
없는 자식들.
그런 자식이 다 무슨 소용일까요?
조카가 달아주신 꽃을 가슴에 달았을때 당신은 웃으셨지만
마음은 왠지 쓸쓸하고 외로웠으리란 것...
어쩜 가슴이 미어지는 외로움을 느꼈으리란 것...
다 알아요.


어버이 날에 한번도 내려가 당신의 손을 꼬옥 잡고
- 어머니 감사합니다
오래 오래 사세요.
해 보지 못했어요.
그저 형식적인 인사.
-엄니, 건강하고 식사 잘 하세요.
이런 전화였죠.
그래도 그런 전화여도 늘 마음이 든든 했더랬어요
당신의 훈훈한 가슴이 제게 늘 있었으니까......


어머니, 지금 우리집 거실엔 당신이 팔을 다쳐 수원의 형님
집에서 잠시 머물고 계시다가 생신을 맞아서 찍었던 사진..
우리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기억나시죠?
쳐다 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극히도 평온한 모습입니다.
붕대 감은 팔이 보기 싫다고 긴 옷을 입으셨던 당신..
그게 엊그제 같은데.....
바로 제 곁에서 말씀 하실거 같은데...
마음만 아픕니다.


어머니,
어젠 순이와 통화를 했어요.
요즘 자주 자주 꿈에 보인단 순이...
-엄니 꿈을 꾸면 늘 좋은 일이 생겨..
하는 순이.
그게 당신이 순에게 해 주실수 있는 건가 봅니다.
이승과 저승이 별리한데....


어머니, 오늘은 순이가 당신을 찾아 가겠죠?
그리고 꽃도 당신앞에 꽂혀 놓을겁니다.
꽃을 좋아했던 당신이라......
그리고, 당신에 대한 그리움으로 통곡하다 오겠죠..
늘 전화하면 울음으로 바뀌는 순이인지라....
눈에 선합니다.
3 개월 내내 곁에서 아픔을 함께 했던 그애라서 더욱더
그런 마음이 들거라 봅니다.


이런 그리움이, 이런 허전함이 무모한 짓인줄 알지만,
왜 오늘 이렇게 당신이 그리울까요?
이런 그리움,
언제까지 이어 질까요, 어머니....
그저 후회만이 서리 서리 맺혀 옵니다.
저지른 불효, 두고 두고 속죄 할께요.
목이 메어 그만 쓰렵니다.
야속한 어머니......
어....머....니......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2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