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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에서 k 구로 왔을때,
마른 인상에다, 카랑 카랑한 음성이 별로였던 이 양.
( 무슨 여자가 저렇게 말을 옥타브 높여서 하는 걸까?
진짜로 밥맛이네...)
그때나,지금이나 여성의 외모를 상당히 따지는(?)나는
그녀가 내 눈에 차지도 않았었다.
첫 인상이 별로였던 그녀와의 만남.
업무적으로 대화해도 서로 껄끄럽고, 데면 데면하게 대했던거 같다.
첫인상이란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새겨지는 고정관념 같은 것.
얼마후에,
인구조사에 내가 진땀을 흘리고 있을때.....
- 김 주사님은,
숫자에 좀 민감하지 못한거 같아요.
- 왜요?
- 그러니, 아직 숫자를 맞추지 못한거 아닌가요?
- 원래 내가 좀 그래요.
숫자에 대한 것들이 쉽게 들어오질 않아요..
왜 이렇게 가로 세로는 맞는데 대각선으론 안 맞죠?
이거 미치겠어.
- 제가 좀 봐 드릴까요.
한 10 여분 들어다보고난 뒤에 맞춰 준다.
내가 무려 1 시간 이상을 땀을 뻘뻘 흘림서 맞춰도 맞지
않던 대각선의 숫자들.
기가 막히게 다 맞다.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다.
그녀가 교사 출신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잘 할수
있을거란 생각은 해 보지못했지.
그게 도화선이 되었는지 몰라도 그녀의 카랑 카랑한 음성도
귀에 별로 거슬린지 모르고 상부상조함서 지냈지....
-여자라고 절대로 어떤 특권을 누릴려는 것을 배척했고..
-어떤 어려운 업무를 넘겨주어도 불평을 하지 않은 성격과,
옳지 않다고 느낄때는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화끈한
성격과,자신의 일을 누군가에 부탁하지 않은 것..
-술 자리든 어떤 자리든 함께 어울리고 분위기에 자신을 맞출줄
아는 모나지 않는성격.
그런 것들이 좋았다.
처음에 봤던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어쩜 매사가 분명한 것을
좋아한 성격땜에 만들어 진건 아닌지......
그때,그녀는 경기도 성남에서 출근했었고, 남편의 사별한뒤에
그렇게 멀리 이사를 갔다는 것도 나중에 들었다.
30 대 초반에 홀로 사는 여자.
달랑 딸 하나 뿐...
허지만,
그렇게 먼 곳에서 다녀도 한번도 지각이든 늦은건 보지 못했다.
매사에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에게 냉정했다.
-난,
정년을 맞을때 까지 다닐겁니다.
그렇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신과 열정도 갖었는데 20 년이 넘자 과감히 옷을 벗었었지.
동안 못한 자신의 일들을 하고 싶었단다.
그녀와 대화했다.
낮엔, 동사무소 주민복지 센타에 영어 공부하고 밤엔,
헬스장에 다닌단다.
현직에 있을 때 보담도 더 바쁘단것.
바쁘다 보니 매사가 즐겁고 시간이 아쉽단다.
지금이나, 20 년전이나 그 카랑 카랑한 음성은 똑 같다.
매사에 관심 갖어 주고, 대화가 재밌는 것도 같다.
< 새만금 간척지 사업 >에 대한 확고한 주관도 갖고 있다.
-10 여년동안 그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을 환경 파괴란 이유로
중단한다면 그 박탈감은 어떻게 치유하겠어요?
어떤 이유로든 중단은 옳지 않고,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으로
지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만들기로 한 모임.
유일하게 여자론 이 00 씨를 넣기로 했지.
우유부단하고, 헷갈리는 남자 들보다는 이런 여자가 훨씬
더 좋은 사람이란걸 안다.
-< 비내리는 군산항 > 노래 알아요?
-60 년대에 잠간 들었던 거 같아요.
내가 군산이 고향이라서 기억하고 있어요.
-그럼 다음에 우린 만날때 그 노래 부를께요.
-그래요?
아세요, 그럼 수첩 준비하고 가야겠어요.'
적게요.ㅎㅎㅎ.....
좋은 우정앞에, 남녀가 무슨 차이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