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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하늘은 희뿌연 회색 빛.
간밤에,
상당히 비가 내렸나 보다.
비가 그친거 같아 까치산에 올랐다.
비 내린 뒤의 산,
지면을 밟는 것도 기분이 좋은일.
막 도착하여 운동장을 뛸려고 하는데 또 다시 비가 내린다.
점차 굵어지는 빗 방울.
다들 우산을 준비하고 와서 그걸 쓰고 천천히 운동장을
걷는다.
( 걸을 바엔 꼭 이런 산까지 올 필요가 있나?
가까운 학교 운동장 걷는것이 더 나을텐데....)
이렇게라도 걷는것이 이불속에 있는 것 보담은 낫겠지만,
왠지 운동이 되는거 같지 않아 늘 뛴다.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상당히 기다렸는데도 비는 더 굵어
졌다.
이래 저래 이젠 옷이 젖게 생겼다.
집에까지 가도 어차피 젖게 생겼으니, 우중에 운동이라도
하고 가자.
이런 생각이 든다.
-어차피 젖을 바엔 운동이라도 하고 가서 갈아입자.
그 빗속을 뛰었다.
다들 우산쓰고 천천히 돌고 있는데 미친놈처럼 빗속을 뛰었으니
아마도 이상스럽게 보였으리라.
(어디 당신들이 내 깊은 뜻을 알리없지......
왜 내가 이 빗속을 뛰는 가를........)
온통 비에 젖었어도 기분은 상쾌하다.
머리에 맞은 비가 아래로 줄줄히 흘러내려도 후꾼한 열기는
땀과 비에 섞여 모락 모락 김이 난다.
비속을 뛰는 것도 참 좋다.
왠지 상쾌하고 조금은 덜 덥고..........
남들이 보기엔 참 바보 처럼 보이겠지만......
내 머린 비를 맞으면 위로 솟는다.
마치 밤 송이 처럼 꼿꼿하게......
< 밤 가시 >란 별명을 지어준 것도 그냥 의미없는 별명이
아니다.
머리칼이 밤 송이의 가시처럼 억세단 것.
미 맞은 내 머리칼,
참 가관일거다, 보나 마나......
어제,
오늘 관악산 등반은 못 갈거 같다고 했다.
친구들과 사당동에서 모이기로 했으니....
비를 흠뻑 맞고, 땀을 흘린 운동.
집에와서 샤워하고 난뒤의 그 홀가분함.
그 날아갈듯한 기분을 누가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