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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34 일째

9 급 공무원


  시험감독으로 차출되었다.
오전에 끝나고 소정의 수고비도 주긴 하지만,
휴일날 근무한단 것이 기분좋을리 없다.
명령이 난걸 어쩔수 없다.
부담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고....


서울시 9 급 공무원 시험.
참 오랜만에 시행한거 같다.
내가 들어올땐,5 급 을류였는데 지금은 9 급.
설렘과 희망을 안고 출발하는 공무원.
공무원 되기도 이젠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맞다.
쉬운 취직자리가 있어야 말이지.


10 시 시작하여 11 시 40 분까지 딱 100분.
문제도, 100문제다.
분당 1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


국어, 영어, 사회, 역사, 행정학 등 5 개 학과.
과목당 20문제 객관식.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문제를 풀어봤다.
이건 장난이 아니다.
9 급 시험문제가 이 정도라면 7 급은 어떨까?
상상이 간다.
영어도 그렇고, 국어 또한 쉬운게 하나도 없다.
내 녹쓴 머리로 풀려니 안되지.


내가 책임관으로 들어간 교실은 30 명 정원에 딱 20명.
결시한 사람이 무려 10 명.
적당히 공부하고 와선 애당초 합격은 생각도 말아야 할거 같다.
대학 졸업후에,
전문학원에 다님서 계획적으로 공부해야 할거 같다.


마감 한 20 분을 남기고 여자 응시생왈,
- 몸이 아파 도저히 끝날때 까지 못 있겠어요
보내 주세요.
- 답안지는 작성했나요?
- 포기 할래요.
그저 한번 본거 뿐이예요.
- 포기한다 이거죠?
어쩔수 없죠 뭐.....
여태 80 분 동안 문제지만 읽었나?
백지 답안지를 낸다.
시험삼아 한번 응시했단다.


우리가 시험볼때의 학력은 거의 고졸였다.
어쩌다 대학졸업자가 눈에 띌뿐, 거의 고졸.
헌데 응시생들 고졸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전문대 이상의 학력이다.
-9 급 공무원도 시험보고 들어오나요?
하고 묻던 시절도 있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애기지만........


갈수록 힘든 세상이고 경쟁을 뚫어야 하는 시대.
이런 말단 공무원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서 와야 하는 시대다.
이번 시험의 경쟁율이 거의 500 대 1 정도였다니 상상이 간다.


합격해 놓고도 포기했던 우리 시대.
취직이 어려우니, 그런 사람은 구경하기 힘들다.
결혼하면 의레껏 사표냈던 여 직원들.
요즘은, 사표낸 사람은 들어보지 못했다.
힘든 세상이지.


마감하고 답안지 낸 응시생들,
하나 같이 침울하고 표정이 어둡다.
상대평가니깐,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어야 합격이 된단
것이 부담이겠지.
이 세상 어디 하나라도 만만하게 있던가?
그래도 꿈을 갖고 성실히 공부한다면 합격은 어려운 것만은
아닐거다.
꿈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 꿈은 이뤄질수 있다.
문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수 있는 정신력이 앞서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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