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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그 장소로 나와요.
차 갖고 갈께요.
-오케이.....
아침엔,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땅이 번질거렸다.
5 시 정각에, 그녀가 안 보인다.
늘 먼저 와 있었는데 왠일인가?
( 간밤에 비가 와서 안 온거 아닌가?
허지만, 지금은 비가 오지 않으니 와야지...)
핸폰은 꺼져 있었고,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한 10 여분 기다렸나?
기다림의 10 분은 참 답답한데.......
까치산으로 돌렸다.
현재 비가 오지 않은데 당연히 나와야지.
은근히 화가 치민다.
덕분에 비를 몽땅 맞으면서 운동은 하고 왔지.
운동하는 도중에 비가 온다고 그냥 갈순 없다.
이미 버린 몸인걸.........
따끈한 물로 샤워하고 한숨 잤다.
한 시간 정도 잤나 보다.
그녀의 전화다.
-비가 와서 나가지 않았죠.
비 오면 못 가잖아요?
-그땐 비가 오지 않았는데 뭘 그래?
차 있으니 일단 와야지.
비가 오면 내가 어떻게 까치산에 운동하러 가겠어.
-여긴 분명히 비가 내렸어요.
-됐어.
그랬다면 그런거지 뭐.....
비가 갰으니 산에 가잖다.
핑게 되고 말았다.
아니 아침에 흠뻑 비 맞고 와서 다시 산에 가고 싶지 않았다.
혼자서 가겠단다.
아침에 나오지 않은 것에 응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태도 같은 것이 조금은 거슬렸다.
(그럼 핸폰은 왜 꺼놓나? )
가까이 있어 좋은 친구라 해도 가끔은 작은 것으로 티격태격
하곤 한다.
별로 다툴것도 아닌걸로......
변함없이 대화하고, 등산가고 친구가 되어 주는 그녀.
아직도 고마운 마음은 여전하다.
오늘 같은 그런 미묘한 마음조차도 포용해주고 감싸주는 아량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내 곁에 있단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있단 것을
내가 잘 모르고 있는건 아닌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