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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2 일째

위기에서 그 사람의 진가를 본다



  
사람의 진가,
그건 평소엔 모른다.
어떤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


난세에 영웅난단 말.
전쟁중에, 영웅이 탄생한단 것이 맞는거 같다.
이순신과 권율이란 걸출한 장군이 임진왜란이 낳은
영웅이 아닌가?
임진왜란을 겪지 않았던들 이 순신이란 영웅이
어떻게 후대의 사가들의 붓 끝에 그렇게 충성스런 장군으로
그려질수 있겠는가?
2 차 대전이 아니었던들 처칠, 드골 같은 장군이 어떻게
탄생할수 있었으랴...??


직장의 상사들.
그 상사의 평가도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다.
무조건 사람이 좋다고 그 사람을 무조건 좋은 사람,
능력있는 사람으로 보진 않는다.


감사하고 , 어떤 문제로 부하 직원의 신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을때......
온몸으로 막는 상사를 좋은 상사로 친다.
어디 그런 상사가 흔하던가?
평소엔, 인간성 좋고, 술 자리 같이 해도 막상 어떤 본인의 신상
과 부하의 신상에 누가 될려고 하면 모든 것을 오리발 내미는
상사들..
너무 많다.


지금은 퇴직한 안 모 동장.
어떤 증명을 떼어준게 문제가 된적이 있었다.
몇번인가, 검찰청에 불려가고 조사 받고 재판에서 증인으로
선 적이 있었다.
물론 그 증명이 착오였지 큰 문제는 아니었다.
자초지종을 애기했더니 그 사람 왈,
-이건 자네가 어차피 책임지게..
그 민원인에게 착오로 된 것이란 것을 다시 보내면 자넨 가벼운
징계로 끝날수 있을거야..
착오란 데야 누가 뭐라고 하겠어?
-헌데 이걸 착오로 보낸 다면 너무 긴 시일이 흘렀잖아요?
그렇다고 이미 이 건이 문제가 된것을 뒤짚을수도 없는 사항이고....
-사실, 난 이건을 자넬 믿고 결재한 것 밖에 없어..
지금에사 내가 어떻게 하란 건가?
-어떻게 해 달란 것이 아니라 자초지종을 애기하고 조언을 듣고자 하는 의미에서 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이 문제가 되었으니 알려 드려야 도리가 아닌가요?


기가 막혔다.
세상에 일이 벌어지자 혼자서 몽땅 징계 받고 말란다.
너나 물에 빠져라.
나 까지 델고 가도 달라진게 없는데 왜 내가 가냐..
하는 식이다.
조폭들이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때 희생양을 만들어 재물로 삼는
경우와 다름이 없는 철면피한 짓..
<그래 철모가 펑크가 나도록 해 먹어라..
내가 너 같은 인간을 좋은 상사로 봤으니....
내가 죽든 살든 내가 할테니 걱정마라.... >


그래도 경찰서라든지 수사계통에 아는 사람을 만나서 부탁이라도 해 줄가 하고 기댈했더니 딱 잡아뗀 몰염치..
어떻게 최종결재권자가 책임이 없단 건가?
자긴 결재할때 어딜 보고 했더란 말인가.....
아니 설혹 부하인 내가 잘못 판단하고 결재 올렸을때 그걸 짚어주고 수정하게 했어야 자신의 책임을 다한건데..
오리발이라...


-그래, 걱정마.
나도 아는 곳에 물어보고 도와주고 할테니 너무 기죽지 말라.
어디 돈을 먹은 것도 아니고 착오로 이뤄진 것이 큰 문제가
되겠어?
수사란 것은 늘 금전적인 수수관계에 촛점이 맞추어
보기땜에 별 문제가 없을거야..
용기 잃지 마라..
이런 소릴 해주고 등을 두드려 줬더라면 아마도 감격해서 눈물이라도 흘렸을지 모른다.
물에 빠져 기진맥진한 사람을 더 밀어 넣으려는 수작을 하다니..
어떻게 그런 상사가 좋은 상사라 할수 있으랴....


물론 그 건은 아무런 질책도 받지 않고 재판정에서 해명으로 끝났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평소에 아무리 잘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자기가 불리할땐 오리발 내미는 상사라면.....
지금도 그때의 배신감에 분노가 치민다.
그런 인연이 악연으로 끝난 사람이 오늘 청첩장을 보냈다.
그래도 구원을 벗어 던지고 가야겠지?
내가 그런 자와 같을순 없지 않는가...
왠지 마음이 우울하다.
그게 모두 그 안이란 사람의 탓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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