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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가을이면 ,계절병 처럼
코스모스 피어있던 그 길이 생각난다.
코스모스 만발한 그 길....
산포면 사무소.
광목( 光木 )간 아스팔트가 훤히 트인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왼편에 산포면이 있다.
대로에서, 면사무소에 이르는 도로.
쭉 뻗은 도로가 한 1km는 족히 되리라.
봄, 여름에도 그 계절의 꽃을 심었지만,
생각되는 건, 가을 바람에 하늘 거리는 코스모스 행렬.
코스모스가 반기는 그 길을 생각케 된다.
형이 애지중지 타던 자전거.
구형이 아닌, 날렵하게 가는 살과 차체가 가벼워 바람을
가르며 달리던 최신형 자전거.
형이 타던 것이지만, 이미 내 자전거나 다름없었다.
자전거 없인 출근을 상상할수 없었으니......
가을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출근할때의 그 상쾌한 기분....
쭉 뻗은 도로양편은 누런 벼들로 물결치는 풍요한 들..
가을바람이 볼에 스치는 기분은 뭐라 할수 없는 기분좋은
출근였다.
나주에서,
산포면까지의 자전거 통근.
지금처럼 차들의 홍수속에선 상상할수 없는 일이지만,
한적한 당시는 쾌적하게 달릴수 있는 길.
자전거로, 한 20 여분 정도 소요되었을가?
광주에서 다녔던 권준씨..
그 사람도 광주에서 자전거로 다녔던걸 보면 산포면이
나주와 광주의 중간정도나 되었을까?
-잠업지도원인 우리 둘과,
가족계획 요원의 두 아가씨....
매일 매일 출장이 주 업무였다.
말이 잠업지도원이지, 벼락 같이 며칠 받은 교육으로
현장에서 수 년간 경험한 잠업이 주업무인 그 사람들을
지도한단 것이 참 웃긴 일이었다.
이런 신참들을, 잠업이 주업무인 사람들에게 뭐를 지도하란
것이었는지......
되려 지도를 한수 받고 온게 많았다.
둥근형의 통통한 미스신과,
약간 키가 껑충한 미스 임.
그리고, 우리 두 사람....
넷은 단 몇달였지만, 함께 출장가고 함게 귀청하곤 했다.
원체 출장하는 마을이 면 소재지에서 먼 거리라서
나가면 하루였지.
-오늘은,
덕례리, 내일은 어떤 동네...
처음엔,
그렇게 친하게 지낸 사이도 아니었는데 함께 자주 만나고
보니 정이 들었나 보다.
출장가면 함께 원두막에서 수박,참외를 먹음서 시간도 죽이고,
가끔은 식사도 했던거 같다.
그게 우린 즐거웠다.
차차 그런 출장이 기다려지기도 했으니까...
-뭐하러 출장을 함께 다니는가?
하는 업무도 판이한데..........
나이 많은 부면장의 잔소리를 들은 후 부턴 귀청도 시간차를
두고 왔고, 출장도 시간차를 두고 나갔었다.
그 부면장의 눈엔 우리가 농땡이 치고 온걸로 비쳤을까?
가면서, 오면서 지나는 그 코스모스 길.
휘청거리는 코스모스 사이로 거닐면 왠지 즐거웠다.
이윽고,
그 가을에 갑작스런 발령으로 산포를 떠나야 했다.
그 코스모스 길에서 손을 흔들던 두 여자.
깊은 속내의 애기를 하진 않았지만, 몇달간의 어울림은
상당한 친근감을 느꼈는데.........
떠나는 나도, 보내는 그 들도 조금은 서운했으리라.
그 후론,
한번 떠난 그 길이 30년이 훌쩍 흘렀다.
그 뒤론, 아름다운 상상만 했지........
한번도 찾아보지 못한 그 길.
지금도 ,
그 길은 코스모스가 흐느적이는 그런 꽃길일까?
함박 웃음을 짓던 발랄한 그 아가씨 들은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들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길을 기억하고 있을까?
나 처럼.......
아름다운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