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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설이 벌써 낼이군요.
앞치마 두루시고, 정제로 마루로 분주하게 들락거리시던
당신의 모습을 봅니다.
아주 오래전의 기억을 떠 올리며....
너무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어머니....
우릴 매정하게 버리시고, 그 곳에 계시니 편안하시나요?
-어쩔거냐, 다 운명이고 내 힘이 아닌걸??
하실건가요....
딱 1 년전,
당신은, 소생할거란 희망으로 퇴원하시고 집에 계셨을
때 군요...
-엄니가 점점 가라앉으셔서 답답해 죽겠어요.
왜 이렇게 원기를 못 차리실까...
-그래도, 차차 원기회복하실거야..
너무 걱정마라..
순에게 그런 위안을 주었지만, 가슴 답답한건 마찬가지였죠.
-내가 보기에,
회복이 어려울거 같네.
마음에 준비를 해야 할거 같에...
마침 집에 오신 상구형님과의 통화에서 그 절망의 소리.
앞이 캄캄했었죠.
부랴 부랴, 당신은 재 입원했지만 이미 기력은 소생의 단계
를 지나 생의 끈을 노치려하고 있던 때였나 봅니다.
- 설마, 어떻게 살아오신 분인데 그렇게 쉽사리 포기하려고??
그렇게 보였드랬어요.
절대로 , 절대로 그냥 그렇게 떠나실 분이 아니란걸...
그런 절망적인 소릴 모두 부인하고 싶었고...
모두들 나이탓으로 돌리고 그렇게 섯부른 예단을 할 뿐이다.
어떤 무엇이 당신의 소생을 할수있을거란 믿음을 주었을까요?
어떤 힘이 있었기에....
힘없고 작은 당신이....
곁에서 당신의 힘 빠지고, 쳐진 모습을 바라봤을 순이.
그 심정은 아마도 새카맣게 탓을 겁니다 , 어머니...
1 년전의 일.
그래도 그땐, 당신이 내 곁에 있을거란 기대.
어떤 실체는 있었고, 믿음이 있었어요.
비록 마음은 아팠지만, 당신은 든든한 마음을 줬어요.
<아냐,꼭 소생하실거야...>
엄니,
지금 티비에선 귀성이니, 고향이니 하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왜 이렇게 괴로운 것일까요?
그런 단어조차도 듣기 괴롭습니다.
저와 무관한 것들,아니 듣기가 괴로운것을 애기한것이
더 미워요.
북쪽의 실향민이 명절이 괴롭단 것을 실감합니다..
가야 할 곳이 없는 저..
방랑자 같은 신세..
마음의 고향은 늘 어머님였는데, 이젠 어디서 그런 포근함을
느껴야 하는가요, 네? 어머니...!!!!
선물 보따리 든 귀성객의 들뜬 모습과 즐거워하는 모습조차도
그저 보기 괴롭습니다.
덩그마니 서 있는 고향과 그 집.
왜 없겠어요?
다만, 함박웃음으로 맞이해줄 당신의 아낌없는 사랑과 실체가
없을 뿐이죠...
엄니,아세요?
객지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툭 하면 내가 달려갈수 있다는
고향과 당신의 넉넉하신 가슴이 있다는 거.....
그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빽이란거.......
내 가슴을 든든한 버팀목의 구실을 한다는 거...
이젠 사위를 둘러봐도 그저 적막함과 외롬 뿐입니다,어머니..
낼은 수원형님댁에 갔다오려구요.
저 조차 찾지 않음 더 쓸쓸할 형님.
그게 의미없는 짓이라 해도 갔다와야지요.
당신과 함께 찍은 대형사진, 지금 절 보고 있어요.
알듯 모를듯한 잔잔한 미소를 띤채.......
욱하고 차 타고 달려가면 빙그레 미소를 머금고 맞이할거
같은 착각에 사로 잡힙니다.
고요와 정적만이 감돌텐데요....
아니,
당신의 모든것이 그대로 있고,잠간 마실 가신거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겠죠??
당신의 모습들이 크로즈업 되는 이런 명절..
주마등 처럼 스치는 생전의 모습들.
차라리 이런 명절이 오지 않았음 더 좋겠어요.
그래야 생각이 나지 않을거 아닙니까?
여긴 간 밤에 함박눈이 많이 내렸군요.
아마 어머님 계신 무덤도 그렇게 눈이 쌓였겠죠?
오늘이나, 낼은 순이가 찾아가 또 다시 눈물을
흘림서 당신을 원망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떠날때까지 보살펴드린 동생 순이....
6 남매 중에서 끝까지 효도한건 순이 뿐입니다,어머니...
이젠 당신이 지켜 주세요,건강하고 명랑하게 살수 있게..
아직도 순인 당신 애기엔 목이 매인답니다.
그 만큼 당신을 향한 사랑이 컸단 애기죠..
아셨죠??
편안히 계세요,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