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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동족상잔의 전쟁의 와중에도 휴가란 것이 있었나 보다.
앞집에 살았던 < 영복 >
그가 휴가를 왔었다.
늠름한 군복에 철모를 그대로 쓰고 탄띠와 위장망을 그대로
입고 나온 휴가.
전시라 그랬을까?
어린 시절에 봤어도 늠름하고 멋이 있었다.
시름에 젖은 얼굴, 비쩍마른 농촌 사람들 보담,
그는 훤출하게 큰 키에 알맞는 체구가 멋이 있어 보였다.
군대 가곤 첨으로 왔던 휴가
아마 3 년만에 왔단 소릴 들었던거 같다.
-3 년동안 전쟁터에서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을까?
그리고 부모, 형제는 또 얼마나 그립고....
나 아닌 형에게 그는 군대애길 해 줬다.
상상속으로 들은 전쟁애기.
그의 무용담..
들어보지도 못했던 군대용어.
어느새 강원도 사투리가 배어버린 듯한 어감등등..
모든게 신기하게만 느껴졌었다.
그는,
며칠간의 휴가가 끝나고 동네 사람들의 영접을 받으며
또 다시 전선으로 떠났었다.
-왔다 꺽쇠( 영복이 아버지 별명 )는, 저 렇게 잘생긴 아들둬서
신세 활짝 편네 그랴...
저 놈이 제대하면 뭣이라도 한턱할껄...
그랬었다.
그리고,
얼마후....
전사통지와 함께 전해진
하얀 천에 싸인 한줌의 재로 변한 그..
믿어지지 않았었다.
비정한 전쟁의 생리를 모른탓이겠지.
강원도 금화지구에서 장렬히 전사했단다.
조국을 위해 장렬하게...
그의 죽음은 가난한 그의 가정을 건졌지만...
술만 먹으면 반 미치광이로 변한 꺽쇠.
갈수록 더 했다.
그가 국가 유공자로 지정된 탓에 꺽쇠는 문전옥답을 늘려
부자가 되었고 그의 가정은 편케 되었지만....
부모의 마음은 어디 그런가?
술만 먹으면 자식이 묻어있는 무덤으로 찾아가 꺽꺽 운다고
누군가 꺽쇠라 지었던가?
그게 다 소용없는 짓을...
그 늘름한 군인였던 영복이도 가고...
그의 죽음을 몹시도 설워하던 꺽쇠도 가고...
그의 집 만이 덩그마니 그모습 그대로 지금도 있다.
-슬픔도 아픔도 세월이 가면 묻히는가?
세월이 흐르면 다 희미한 추억으로만 남는가?
기억 조차도 싸아한 아픔으로 떠오를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