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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에 관악산입구에서 만나요.
-10시 30분까지 갈께..
-10시까지 와요.
좀 기분이 나빴었다.
일방적으로 정한 시간인데 조율도 할수 있는데 고집을 부린다
마침 까치산 갔다와서 가고 싶지 않았지마는 그래도 휴가라서
함께 또 갈려했는데 그런 맘도 모르고.........
막 나서려니 비가 내린다
우산을 집어들었지만 사실은 가고 싶지 않았다
이런 날은 산행에 별로 좋은 날씨가 아니라서....
약속한 10시가 지나 10시 2분.
당연히 기다리고 있을줄 알았는데 없다
<속 좁게 그럼 2분도 기다리지 않았단 말인가?
그럴리가...
좀 전에 전화왔을때 부터 그렇게 작정한거 아닐까?>
실비가 내리고 계곡엔 어김없이 물이 흐른다
그렇지만 너무 덥다
후덥지근한 장마기의 특유의 그런 날씨.
<가다 보면 어딘가 기다리고 있겠지??>
둘이서 자주 쉬던 그 바위위
거기도 없다.
전화도 받질 않는다.
<정말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단 30분 기다려 달란 말에 화가 난걸까 그럴까??>
혼자서 목욕을 했다
너무도 쉬원했다
후덥지근하게 축축하던 몸이 말끔히 씻겨져 나감을 느낀다.
너무도 쉬원해서 더 담그고 싶었지만 하늘이 너무도 어둡다
가다가 비라도 만나면 낭패
아니 우산은 준비했지만 비가 오면 산행이 힘들다
혹시 벼락이라도 치면 더욱 공포가 밀려들고........
-너 거기 어디야?
-여기 마당 바위위요.
-헌데 왜 전화 않받아?
-듣질 못했어요 정말로...
-헌데 왜 10시도 안되어 떠났어?
그래도 약속시간이 10시인데 그건 지켜줘야 하는거 아냐?
너 정말로 그렇게 할거야 응??
-.....
-약속도 지키지 않음서 왜 약속을 해?
전화 끊어 듣기 싫어..
-.......
화가 났었다.
세상에 자기가 먼저 약속을 해 놓고서도 내가 조금 늦겠다고 하니까 그 시간조차도
무시하곤 떠난게 확실한거 같다
왜 10시도 지키지 않았냐고 호통쳐도 묵묵 무답이니....
늘 그런 식이다
자신이 정한 시간을 일방적으로 약속시간으로 강요한듯한 건방진 행위.
목불인견을 자주 대한다.
어차피 휴간데 그거 30분은 고사하고 왜 먼저왔다고 그냥 가는건가?
내가 올건 예상을 했을텐데.......
얄밉다.
그리고 상대를 조금도 배려하는 맘이 없는 그녀가 너무도 정나미 떨어진다.
엊그제 그랬었지.
-너랑 얼마동안이나 더 만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말을 두고선 퍽이나 속이 상했던가 보다
어떻게 대 놓고 그렇게 말을 할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
사실이 그런걸 어떡해.
긴 시간을 자주 다투고 작은것으로 해서 언쟁도 하고 그렇게 왔는데 언제까지
그녀의 비위를 맞춰주고서 나가야 한단 거 너무 지겹다.
그 칼 같은 성미와 찬 바람 부는 듯한 매정함
출신지역이 이북이라선지 차다
어디서건 따스한 인정미가 엿보이질 않는다.
삼막사에 다다르니 비가 장대비로 변해서 잠간 비를 피했었다.
역시 거기도 그녀가 없다
아마도 고집을 부린거지
늘 그랬었으니까.......
비가 그친거 같아 떠났더니 산중에서 또 다시 장대비를 만났었다
무섭다
앞이 캄캄하고 쉴만한 공간도 없는데 의지한건 작은 우산 뿐
이미 등산화며 옷은 흥건히 젖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삼막사 에서 더 쉬었다 올걸....>
그 비를 맞고서 염불암에 다다르니 비가 그친다
이미 비는 다 맞았지만 그래도 상쾌하다.
몇번을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다
일부러 그런거란걸 안다
늘 그랬었으니까..........
어쩔수 없지.
그녀의 속 마음이 그렇고 속이 좁은 여자라서 늘 그런걸 봐왔었으니....
좀 괘씸하다
자신이 저지른건 모르고 왜 토라져?
어떻든 난 그 시간에 도착한건 맞지 않는가.
그럼 최소한 자신이 정한 시한은 지켜줘야지
왜 모른척하고 떠난담??
그걸 잘했다고 왜 전화는 안받고 토라져 토라지길..
그 못된 속.
<늘 당신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화가 나도 늘...>
엊그제 함께 등산했을때 그녀가 그랬었다.
헌데 그런 맘이 하루 아침에 또 달라져??
어쩜 변덕이 그렇게도 죽 끓듯하는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상대방의 위치를 생각하는 맘이 부족한 그녀
늘 자신의 판단으로 자신만의 잣대로만 재단하고 판단하고.....
그게 얼마나 위험한 발상이란걸 모르는가?
결국은 비맞고 혼자서 산행은 다녀왔지만 그래도 즐겁다
건강을 얻고 왔으니.......
약간은 씁쓸한건 사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