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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쁜 선호씨의 전화.
-오늘 무슨 스케줄 있어요, 별일 없음 등산할까해서...
-그래?
그거 좋지,
날씨도 죽이는데.........
윤국장,선호씨, 셋이서 오랫만에 등산이다.
둘이는 자주 다녔지만 부동산 중개업소 운영하는 선호씨는 늘 바빠서
동참하질 못했었지.
11시에 약속했는데 30분이나 늦어 나타난 선호씨.
-요즘, 전철 놔두고 버스 타고 온사람 이딨어?
다신 등산하자고 하지 말아..
-미안해요,너무 예측을 못해서 그랬어요.
한때,
구청의 계장,그리고 주임인 나, 직원였던 선호씨.
<법제계 >란 업무여서 달랑 세사람이 한 계를 이뤘던 시절.
소수인원인 탓에 이렇게 끈끈한 정이 지금껏 살아있는건 아닐까?
사람의 인연은 묘한거 같다
어떤 계기가 되어 긴 세월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건 각자의 됨됨이가 그래도
괜찮은 탓이 아닐까........
세명중 한 사람이라도 유별나고 인간미가 별로였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배제되었겠지.
그때나, 지금이나 우린 변함없다.
다만 우리들 사이로 19년이란 세월만 흘렀을 뿐...
아니 몸도 조금은 쇠약해졌겠지.
이마엔 짙은 주름이 패인것도...
두주 불사하던 윤국장이 몸을 사린것도...
선호씨는,
관악산이 3년만에 첨이란다.
그 동안 무릎을 다쳐 지금도 약간 저는듯하게 걷는다.
한번 손상하면 그렇게도 원상회복이 어렵다.
너무 무리하게 산행한게 후회 스럽단다
늘 건강은 곁에서 머문줄 알지만 그게 아닌데.....
<건강>을 너무 과신해도 안된다.
날씨는,
화창한 봄날.
파란 하늘이 너무 가깝게 펼쳐져 있고 멀리 광명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선명하게........
이런 파란 하늘을 자주 보기도 요즘은 어렵다
중국의 황사땜에...
우리들 대화는 예전의 기획과 시절로 돌아갔다.
늘 바빠도 업무끝나고 조촐한 소주파티로 피로를 풀었던 시절.
바쁜게 행복했던거 같다.
그 바쁜 와중에도 새벽마다 남대문 시장에서 의류를 사왔던 선호씨.
와이프가 기성품 옷가계를 한 탓에 부업에도 외조를 아끼지 않았었지.
그래서 근무중엔 늘 졸았었고....
조는 모습이 처량하게도 보였던때다.
야간으로 대학원까지 나온 선호씨.
우린 졸입식날 이 선호씨 부부를 초청해서 축하해 주었었다.
그런것들이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온거 아닌가?
어머님 별세시에도 그 먼거리 마다않고 기꺼이 조문오셨던 두 분.
잊을수 없지.
고향 보리밥에서 동동주 한사발씩 먹고 윤국장님의 여자친굴 불러 2차는 노래방직행.
셋이서 이렇게 노래방 간게 얼마만인가?
요즘 노래 못 부른 사람이 어디 있는가?
거의 모든 사람이 수준급은 되는거 같다.
여자친구도 역시 잘 부른다.
1시간 부르는데 30분은 덤으로 준다
이건 요즘 노래방 마다 기본 아닌가?
여긴,
노래방값이 비싼 반면에 분위기가 좋고 마이크 에코기능이 좋은거 같다
그래서 잘 못 불러도 자신이 마치 가수처럼 잘 부른거 같은 착각
그건 에코기능이 좋으면 그렇게 되는거 같다.
등산의 기쁨도 좋았지만..............
오랫만에 셋이서 만나 예전의 우의를 다진거 같아 좋았다.
친구란 오래된 친구일수록 좋은거 아닌가?
포도주 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