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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순이.
또 다시 방금 담근 배추김치를 보냈다.
오래 묵은 김치보담 늘 싱싱한 김치를 좋아하는 내 성미를 아는지라
싱싱하고 맛있다.
순이 솜씨와 와이프 솜씨.
대비가 된다.
땀을 흘리면서 담근 김치도 막상 먹어보면 맛이 없다.
그 먼데서 이런 김치 조차도 보내면 조금 반성하고 열정을 불살라
맛있게 담궈야 하는데 고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 이 정돈데 맛이 없느냐...
-사람의 혀는 정직하거든.
정직해서 맛이 없음 맛 없다고 해.
내가 일부러 당신 솜씨를 깍으려 맛없다고 한거 아니야..
-남들은 그렇게 애기하지 않던데 왜 당신만 그렇게 유난한지 ...
-그 사람들은 차마 말을 못할뿐이지 뭐...
알뜰하고, 맛있게 음식맛을 낼수 있었던 어머니.
곁에서 순인 혼줄나고 배워서 지금 그 맛이 빛이 난다.
어머닌,
음식솜씬 똑 소리났다.
조금이나마 엉성하게 만든 음식은 용납되질 않았다.
가끔 뒷집에 살던 상빈 형수가 음식을 가져 오지만 먹지도 않고
버리곤 했다.
-그렇게 더럽게 만든 음식을 못 먹겠더라.
음식은 어떻든 깨끗하게 만들어야지....
그 당시는 이해가 안되었지만 지금은 이해가 간다.
당신의 기준에 절대로 용납이 되지 않앗겠지.
지난번엔,
온간 나물종류를 보내더니 이번엔 순수한 막 담근 김치가 입맛을 돋군다.
음식맛을 내게 하는건 그안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재료가 바로 말해 준다.
와이프 처럼 온갖 재료를 생략하고 자신의 기분대로 이것저것 넣는거 같다.
온갖 음식엔 왜 그렇게도 당근은 넣길 좋아하는지 모른다.
당근은 무조건 건강에 좋다니....
그게 어떤 기준인지 모른다.
입맛이 없을땐,
거끔 라면을 먹는다.
라면엔 항상 맛있는 싱싱한 김치가 그 맛을 돋군다.
음식 솜씨가 똑 소리나는 여자.
그런 사람을 와이프로 모시고 사는 사람이 부럽곤 한다.
와이프의 이런 엉망스러운 음식솜씨는 바로 정식으로 만들기 보담 자신의 기준으로
만들고 곁에서 어떤 조언을 귀 기울어 들으려 하지 않은 고집인거 같다.
-난,
남들이 한창 음식솜씨 배울때 회사생활 하느라 배우지 못했어요.
늘 언니가 해 주어 편하게 살았지 뭐....
그게 무슨 변명이라고 자랑 처럼 애기하는 와이프를 쳐다보곤 하지.
결혼후에도 한 거름 한 거름 배웠음 되었겠지.
무슨 핑겔 그렇게 되는지 모른다
그래도 이번 사건으로 너무 순이에게 피해를 준거 같아 미안하다.
이것 저것 보내주고, 신경 써 주고 하는게 너무 고맙지만 동생이라 맘은
부담없어 편하다.
김치 한줄을 찟어 먹어보니 바로 어머니가 담근 그 김치 맛.
어머니 냄새가 나는거 같은 그 냄새다.
당신 솜씨를 물려 주었으니 당연하거지만.......
단아한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영영 뵐수 없는 모습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