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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숙이가 췌장암 진단 받고 아산현대 병원입원했다는데 알고 있어요?
췌장암은 오래 살지 못한다던데 어쩌나?
-얼마전까지 전화하고 그랬는데 왠 암이야?
응암동에 사는 조카 복의 뜬금없는 전화가 머릴 때린다.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다는 췌장암이라고 하던데 어떡하나?
한 동네 살면서 사춘기 시절엔 가슴설레게 했던 숙.
사춘기 시절의 정이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 몇 안되는 이성친구.
일찍 결혼해 애들도 모두 출가시켜 더욱 젊어 보였고,여행등으로 살만하니 병이라니.........
-아니 갑자기 왠 병원이야 복이가 애기하더라?
결과는 언제 나오는데......?
-아직 검사 받지 못했어,
여긴 순번을 기다려야 하나봐.
여긴 환자가 넘쳐 원래 그러잖아.
받음 결과는 곧 알수 있다는데?
오지 말고 결과 나옴 알려줄께.
-걱정마라.
설마 뭐 별거겠니?
그렇게 건강해 뵈어 안심했는데 뜬금없는 소리야.
-그래.너무 걱정마 다 살고 죽는건 인명재천이야
난 그렇게 편히 생각해.
-나오면 알려줘 꼭.
-그래.고마워....
신림 사거리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경영하다가 현재는 아들이 경영하고 있어
편히 살고 있어 부러웠는데 어쩔까?
가끔 가서 대화나누고 소주 한잔하면 늘 둘이서 노래방에서 옛날의 추억을 생각함서
그 시절의 노래를 불렀던 우리들.
그리워 눈시울 적시곤 했는데 .............
이젠 그런 추억조차도 접어야 할까?
21살이 되어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그가 배신한거 같아 퍽도 서운했지만
그 결혼식을 가보지 않을수 없었다.
먼거릴 마다않고 갔었지.
남산길 입구의 <여성회관>에서의 숙의 모습은 아름다웠지.
지금도 너무 생생한데.....
벌써 그렇게 세월이 흘렀나.
한동네 살면서 우린 즐겁게 지냈었다.
긴긴 겨울밤을 남녀 각각 3명이 모여 늦게까지 미래의 꿈을 애기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지냈었지.
그 친구들이 다 흩어지고 숙이와 유일하게 그 날을 애기하곤했는데 이젠 어쩌나?
숙과 통화하면서 <암>이란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상처가 될가봐....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거지만 복이의 애기가 맞는거 같다.
그런 중대병이 아니람 <아산병원>까지 가야할 이유가 없을거 같다.
우리들 추억은 엊그제 인데 왜 그렇게 아는 얼굴들이 먼 사람들 처럼 사라져들 갈까?
이게 바로 냉엄하고도, 비참한 현실.
5월 퇴원하고 돌아왔을때 숙의 전화가 왜 그렇게 힘이 없이 들려 의아했는데 이미 그 병이
침투한 후라 그런건가 보다.
다만 숙이도 속이고 있을 뿐....
-왜 그렇게 병원 입원해 있음서 연락울 주지 않았어?
가 봤어야 했는데...........
-뭐 그게 자랑이라고?
-그래도 그런 지경이면 친구가 반갑지 뭐야.
-하긴...
허탈해 있을 숙의 손을 잡고 위로라도 하고 와야지.
입원해 있을때 가까운 친구처럼 반가운 사람이 어디 있던가?
하루 종일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지루하던지 모른다.
조금만 성의가 있으면 갈수 있는 문병.
가야 겠지만 마음은 왜 그렇게 무거울까?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오진였을 좋겠다.
그럴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