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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8 일째

아들이 챙긴 와이프 생일

-아빠, 낼 엄마생일 아시죠?

아침은 내가 미역국 준비할테니 아빤 저녁이나 함께해요.

-네가 미역국을 끓일수 있어?

정말로....

 

자신있단다.

미역이며, 쇠고기며 마늘이며 등등 재료를 사들고 들어서는 녀석.

그래도 엄마생일을 챙기는 성의는 봐줄만하다.

이게 군대다녀온 댓가인가.

조금은 성숙한거 같아 마음이 가볍다.

아무리 철없는거 같아도 세월앞에 조금씩 배워가나 보다.

 

손을씻고, 미역을 씻고 담그고 요란을 떤다.

와이프는,

조언만 할뿐 못 본척하고 있다.

이게 행복인가?

 

간소하게 마련한 미역국의 맛.

그런데로 먹을만 하다.

음식은 정성이 중요하거든...

-너 그러고 보니 요리솜씨가 그런데로 봐줄만 한데....

언제 배웠어?

-군대서요.

-미역국은 미역국이고 선물은 준비하지 않았어?

엄마는 기대할텐데?

-그건 비밀이고 저녁때 드릴께요.

저녁때 준단게 아마도 준비가 안된 모양인가 보다.

아들에게 이런 미역국을 얻어먹으니 꿈만 같단 와이프.

 

녀석의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외식할려고 했는데 되려 잘 되었다.

나 보담도 와이프가 더 좋아하니.

 

가끔은,

자녀를 결혼시키고 생일날에 반갑게 찾아온다면 좋을거 같은데...

아직도 결혼은 꿈도 꾸지 않고 있으니 마음만 조급하다.

이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결혼한다고 할까?

 

아쉬운건,

딸하나 있는데 이런생일조차 함께 못하는것이 아쉽다.

오지 못하는 마음은 더 답답하겠지.

나이들어가는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은 어딘지 모르게 슬픈것

언제까지 내 곁에 머물러 줄지 모르니까..

-우리들이 언제까지 너희들 곁에 있어줄거 같냐?

자꾸 결혼을 미루자 아버지의 말씀이 가슴에 박힌다.

그런 질타를 당한게 엊그제 같은데 내가 그런 말을 되풀이 해야 하는가?

 

비록 아들이 차려준 미역국이지만,

엄마의 생일을  잊지않고 성의를 배푼건 의미가 깊다.

와이프도 덜 외로웠을거고...........

나이가 들어감은 슬프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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