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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촌간에서 마지막 고향을 지키시는 남산형님.
이 형님을 빼곤 누구도 없다.
다들 고향을 등지고 타향으로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지만 유대관계도 전만 못하다.
우리세대서 80이신 형님.
이젠,
얼마나 더 사실지...
얼마전에,
막내아들의 자살로 지금도 형수님은 모른단다.
아직도 충격을 받을가봐 감췄다니 감추는 심정은 얼마나 애가 탈까.
항상 바쁘시게 일을 하시는 분이라 6시경 남산댁을 찾았다.
막 과수원으로 일을 하러 나오시는 참에 조우.
배와 복숭아를 혼자 몸으로 재배하려니 눈코 뜰새 없단다.
한창 바쁠땐 일손이 모자라 일할 사람을 찾아도 없단다
일당 7만원을 줘도 구할수 없으니 농촌은 점점 힘들단 애기다.
그렇다고 평생 흙과 더불어 살아오신 형님이 그걸 놓을순 없고...
-형님,
그 놈은 부모을 앞세우고 떠난 불효막심한 놈이니 지워버리세요.
-어떻게 그럴수 있겠어.
아마도 눈을 감을땐까지 지울순 없을거야.
부모맘은 가 같아.
눈가에 벌써 이슬이 촉촉하다.
고향에 온것도 사실은 이 형님을 위로도 해드리고 술잔이라도 기울이고자 했는데...
고개를 절로 흔든다.
나주 시내의 고총사촌 형님인 상윤형님과 함께 식사라도 하고 싶었는데 아니란다.
고집이 센분이라 권해봐야 안된단것을 알기에 포기했다.
외조부님은,
한학을 공부하셨고 훈장을 오랫동안 하셨지만 왜 델고 사는 친 손자인 이 형님은 학교는
고사하고 한문도 가르쳐 주시질 않았을까?
당신이 한문을 배웠으나 희망이 없다는것을 예감한 탓이었을까.
아님 세상이 어수선한 시대라 그런걸까?
조부님이 몰려주신 전답은 많지만 지금껏 오직 농삿일만 하시는것이 당신의 본분인양
힘들게 살고 계신다.
전답이 많으면 부자소리 듣던 어린시절은 남산 큰댁이 그렇게 부러웠지만...
다 예전의 일들.
형님이 애지중지 가꾼 덕에 이번 태풍에도 끄덕없이 배는 통통하게 익어가는 중이라고 하는데
요는 추석전에 더 이상의 태풍이 문제란다.
그래도 남은 몰라도 나에겐 배 한박스던가 배즙을 보내주시는 성의가 감사했다.
-형님,
그럼 일 하세요 또 놀러 올께요.
-그래 가기전에 또 와.할애기도 있고...
야윈 모습이 더 야워 보인건 죽은 아들놈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