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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장모가 모셔져 있는 벽제시립묘지.
큰 처남 내외와 이종처남 내외, 그리고 나 셋이서 갔다.
벌초를 위해 간거지만 아무래도 추석엔 어려울거 같아 미리온건가 보다.
도착하니 관리인이 이미 벌초를 해 놨다.
묘비바로 밑엔,
그 사람의 명함을 놔뒀다,.
수고비를 넣어달란 애기다.
명절을 맞아 벌초를 해 주고 수고비를 받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처삼촌 벌초라 했던가?
너무도 엉성하다.
준비해간 낫으로 다듬고 주위의 나무도 자르고 왔다.
70년 5월에 돌아가신 장모는 뵌적없고,93년도 돌아가신 장인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다 되어 온다.
늘 만면에 웃음띤 얼굴로 다정하셨던 장인어른.
지금,
큰처남이 바로 장인어른을 꼭 닮았다.
구부정하며, 대머리 하며 어쩜 그리도 닮았을까?
점심후엔,
시간이 많아 경기도 장흥과 일영지역을 차로 돌았다.
총각때 우린 자주 여길 놀러왔었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수박을 쪼개 먹었던 그때도 여긴 여름철 놀이터로 좋았다.
보광사 주변과 숲으로 둘러싸인 곳을 여기저기 차로 돌았다.
오랜만에 숲의 향기가 너무 좋다.
처남댁이 나 보고 그런다.
더 나이들기 전에 재밋게 살란다.
우리가 재미없에 사는걸로 보는건가 보다.
놀러다니길 싫어하고, 친척경조사에 가길 싫어하고, 유행에 끼길싫어하고...
사실 재미없는 사람은 사실이다.
그 천성을 고칠수 없다.
포기하는 수밖에...
친 부모 벌초엔 못가보고 장인 장모벌초엔 가는 나.
뭔가 모순인거 같아도 것도 성의다.
큰 동서는 처남댁과 발 끊은지 얼만지 모른다.
부부사이가 안좋다고 처가댁까지 발을 왜 끊나.
처가댁의 일을 주도한다고 큰 소리치더니 왜 그렇게 변해버렸나?
그래도 참석하고 오니 맘은 느긋하네.
좋은 공기도 마시고 와서 그런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