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29 일째
여름뜰
- 김 수영 -무엇때문에 부자유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무엇때문에 자유스러운 생활을 피하고 있느냐여름뜰이여나의 눈만이 혼자서 볼수 있는 주름살이 있다굴곡이 있다모든 언어가 詩 에로 통할때나는 바로 일순간 전의 대담성을 잃어 버리고젖먹는 아이와 같이 이즈러진 얼굴로여름 뜰이여 너의 광대한 손을 본다'조심하여라 !자중하여라 ! 무서워 할줄 알아라!'하는억만의 소리가 비 오듯 내리는 여름뜰을 보면서합리와 비합리 사이에 묵연히 앉아있는 나의 표정에는 무엇인지 우습고 간지럽고서먹하고 쓰디쓴것 마져 섞여있다그것은 둔한 머리에 움직이지 않는 思念일 것이다무엇때문에 부자유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무엇때문에 자유스러운 생활을 피하고 있느냐여름뜰이여 크레인의 강철보다 더 강한 익어가는 황금빛을 기 위하여너의 뜰을 달려 가는조고마한 동물이라도 있다면여름뜰이여 나는 너에게 희생할것을 준비하고 있노라질서와 무질서 사이에 움직이는 나의 생활은섧지가 않아 시체나 다름없는 것이다 여름뜰을 흘겨 보지 않을 것이다 여름뜰을 밟아서도 아니 될것이다묵연히 묵연히 그러나 속지 않고 보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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