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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日目

새벽 등산

그녀와 등산약속을 한탓에 어제 모임도 사실은 포기해야 했었다.....모임에 가면 그 술에 취해서 언제 깰지도 모르고 아니 일찍 약속을 한 마당에 그렇게 일찍 일어나서 간단것이 그렇게 부담이 되는 것이기도 하고 해서다.시계를 4시 30분에 맟추고 티비를 보다가 늦잠을 잔탓에 시계소리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나 보다....사실이지 어젠 피곤하기도 했었다.거실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서야 불이나케 받았다.- 아니 지금이 4시 30분인가요? 여기 바로 그 약속 장소예요.. 빨리 와요...한참을 기다리다가 한 거예요..시계를 봐요..네?바로 거기에 와있다..- 그래도 그렇지 왜 전화하고 그래? 나도 금방오려는 참이었는데... 여자가 그렇게도 기다리지도 못하고 설치니? 일어나지도 않고 아니 전화가 안왔음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혹시나? 시간도 모르고 잠이 든줄 알았어요..어젠 모임에 갔다왔어요? 그 모임도 있고 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도 들고요...대단한 열성과 성의가 놀랍다...늘 이렇게 나보담도 더 열성이고 이렇게 약속을 단 몇분도 어기지 않은 것을 철칙으로 알고 있는 그녀가 첨에 유달스런 성격이 싫어지곤 했는데 매사가 이렇게 칼로 두부 자르듯이 하는 성격이 훨씬 좋단 생각이 들곤 한다.....그래도 ...어떤땐 넘도 설치고 넘도 조잘대고 오두 방정 떨기도 할땐 싫다.매사가 분명한 것을 좋아하고 ....모든것에 선을 긋는 그런 확실한 자세..그녀의 부모가 이북출신이라고 하더니 그런 영향도 은연중 받은 탓일거다......6.25때 월남한 그녀의 부모.....함경북도 북청이라고 하던가? 북청물장수....난 4시 30분에 약속장소에 가면 되지만 그녀는 차를 몰고 여기까지 올려면 20분은 달려와야 한다..그렇게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코앞서도 안 보이니 화가 나고 그러겠지....늘 상냥하고 늘 미소가 좋은 그녀가 좋은 탓일거다...다른 여자같음 아마도 몇번을 끝냈을것이다...그런 생각을 하니 그녀가 오늘따라 더욱이나 정답게 느껴지곤 한다....거의 6시가 다 되어도 거리는 온통이나 깜깜하기만 하다.순환도로를 80km로 질주하는 드라이브만의 낭만....창을 닫고 히터를 트니 하얗게 김이 서리고 해서 문을 조금 열고 달린다...옆에 타고 새벽길을 달리는 기분은 좋다..이렇게 새벽드라이브를 자주 했다...거리엔 차도 없고 한산한 일요일 새벽이다.....차내는 은은한 경음악이 흐르고 마주 보는 시선은 늘 익숙한 얼굴이다......신호대기중엔 그녀의 따스한 손을 잡고 지그시 눌러보기도 하고 ..........농담으로 차안이 시끄럽게 웃기도 하고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가 ?등산로 입구엔 차도 거의 없다 주차장이 한산해서 역시 겨울은 등산을 일찍 오지않고 느긋히 온단것을 말해 준다..도착하고 차안에서 그녀와 둘이서 따끈한 커피 한잔에 잠간 쉬고......아무도 없는 새벽의 차안은 그렇게 또한 정다운 대화가 무르익는다....그런 공간이 좋고 둘만의 세계서 여과되지 않은 언어가 좋다........얼굴도 미소도 말도 그리고 가슴의 따스함도 이젠 서로가 익숙한 위치로 되어버리고그런 익숙함을 만끽하려고 갈망한지도 모른다.......만남을......이런 까맣고 쌀쌀하긴 해도 낭만과 사랑이 넘치는 겨울이 좋다........벌써 사람들도 산에 오르고 있다 하산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야 저 사람들은 밤잠도 안자고 언제 와서 벌써 가는거야?- 암도 없는 새벽에 와서 일찍왔다가 하루를 보람되게 보낼려고 하는 거죠 얼마나 부지런하고 보기 좋아요..우리도 앞으로 3시에 올가요?- 너나 그래...아니 아예 12시에 오는 것이 어때 ? 그래서 3시에 내려오게.....그럴가?쌀쌀하고 찬 바람이 귀에 시렵고 해도 산에 오르면 그런 찬 기운은 사라지고 등은 벌써 후끈거린다....땀이 밴듯이 미끄덩 거린것도 같고...보름인가 하늘은 하얀 보름달이 떠있다 그래서 후렛쉬가 없어도 산행이 염려가 없다환하게 비치고 있느니 ......저 청정한 달빛이 고귀하게 뵌다..그래도 이렇게 환하다고 해도 혼자의 산행은 무섭단 생각이 든다..어쩐지 괴기 스런 모습을 느끼기도 하고 ....멀리 보이는 것들이 무섭게 다가서기도 하고 사람들의 모습도 낮과는 다른다...그렇게 우린 지친 줄 모르게 등산을 하고 서로가 농으로 지껄인 말들이 피로한줄 모르게 잘도 간다...누가 알가?이렇게 정답게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가는 그 맛을.............마음도 덩달아 즐거운 것이 둘만의 등산에서 느끼는 감정일거다.그러나 .....이런 것들도 이런 우리의 사랑도 언젠가는 사라져야 하고 ....또 다시 새로운 방황에 서성되어야 하고 ...미처 사랑의 단꿈에 깨어나기도 전에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바로 이성간의 만남이 아닐가?누구도 추인해 주지 않은 우리둘만의 사랑과 만남.....만남 자체 보담도 이별을 두려워 해야 함서 만난지도 모른다영원이니 ....사랑이니.....하는 말들이 얼마나 허구에 찬 언어의 유희던가?그렇게도 다짐한 맹서가 얼마나 허공에 흩어진 메아리 같이 쓸쓸하던가?그렇게도 정다운 사람이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헤어졌을때 얼마만한 아픔으로 긴 날들을 울어야만 했던가?지금의 그녀가....나도 모른다......언제 어느 순간에 서로가 헤어지는 아픔으로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지?산에 정상으로 돌아와 다시 원점으로 와보니 꼭 2 시간이다...빨리 갔다오자고 해서 부지런히 걸었다....평지는 뛰고 쉬지도 않고 ....달이 그렇게 청정하기만 한데 빨리 걷는단 것이 아쉽기는 해도 부지런을 떨었다..입에선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고 등은 땀으로 젖어서 춥다.....그래도 일요일 새벽에 이렇게 부지런하단걸 느끼고 있으니 보람이다..바쁘면서도 집앞까지 태워다 준 그녀가 사랑ㅡ스럽다..............이걸 그녀도 사랑이라고 하는 것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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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2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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