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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이런 겨울밤엔 책을 읽었다....

나만 그런가?시골에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시골에 대한 향수가 누구보담도 짙게 배인다.이런 겨울밤엔...호롱불 밝히고선 어머님은 나보고 책을 읽어달란 말씀을 곧 잘하시곤했다..내가 고분고분해서 였던지 아님 책을 잘도 읽어 드려서 그런지 몰라도 어머니는형도 동생도 아니고 항상 나에게 애기하시곤 했다.....그 당시엔 책도 귀한 시절이라서 구하기도 쉽지 않았어도 그래도 항상 책은 있었다내가 학교에서 빌려오던가 친구들에게 빌려 오던가....김 종래의 < 엄마 찾아 삼만리 >와 박 기당의 < 파고다의 비밀> < 고양이전 >등의 만화를 읽기도 하고옆서 듣곤하신 어머님은 어떤땐 그 내용에 심취하여 그림을 드려다보시기도 하고는 그 정경에 깊이 함몰하곤 했엇다...만화도 있었고 전설에 대한 애기와 또한 유충렬전과 장화 홍련전을 잘도 읽었다늘상 불쌍한 애기에 심취하시곤 하심서...장화 홍련전의 장쇠가 나쁜 장면을 연출할땐 사실처럼이나 당신은 흥분하심서- 아이고 그 벼락맞아 죽을 놈.....세상에.....?이런 식으로 당신은 내가 읽어 주는 그 애기에 깊이 빠져 들곤 했다...효성도 아님서 난 성우의 목소리로 일부러 입체적으로 묘사하여 어머님을 감동의 장면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 목소리로 연출하곤 했었다...그렇게 하면서도 난 싫다거나 짜증이 나서 그만 하겠단 생각은 한번도 아니었다..그 보고 보고 해서 스토리를 넘도 잘아는 애기인데도 싫다고 한적이 없었던것 같다그 당시는.....그것이 내가 어머님에게 할수 있는 효도라고 생각한 탓이었을가?내가 착한 탓이었을가....그렇게 난 겨울밤이 깊도록 낭낭한 목소리로 읽어 드리고 어머닌 그 소리에 심취하여 애기에 빠져 들고....그러다가 배가 출출하면 당신이 밖에나가서 무우를 깍아서 주기도 하고...장독대에 담가둔 김치를 사발로 퍼다가 고구마와 먹기도 하고...그때 밖은 함박눈이 그렇게도 소담스렇게 내리곤 했다...그런 정경이 한폭의 동양화 였겠지....당신이 글을 읽을줄 알고 하시니 보셔도 되련만 늘상이나 읽어 달란 애기다..감정을 잡아서 읽었던 그 목소리가 좋아서 였을가....?그렇게도 정정하고 깔끔하던 당신이 이젠 그렇게도 늙으신 몸으로 누워게신다..평생을 늙지도 않고 항상이나 그렇게 다른사람들 보다도 젊어 보여 좋았는데...그 세월앞에 당신은 너무도 늙으셨다...어디 87세가 적은 나인가?그래도 나는 어머니가 고모처럼 90을 넘겼음 좋겠다....그 어머님의 장수가 바로 나의 희망처럼....이런 날에 내려가서 거동도 자유롭지 못하신 당신앞에 앉아서 그때 읽었던 그런 책이나 읽어 드릴가....당신을 한 순간이나마 마음이 편하고 포근하게 그 시절로 돌아가게....이렇게 건강도 않좋고 이젠 기력이 쇠잔하여 당신이 우리곁에 머물날도 얼마남지 않았단 사실이 현실이고 이렇게 이별을 해야 하는 것....다시는 만날수 잇는 기약이 없는 영원한 이별....그 영원이란것이 얼마나 기가 막힌 것인가?그 영원한 단절이 얼마나 서글픈 사실인가....?그래도 ....신의 부름으로 이별을 하고 당신의 나라로 가야 하는 사실을 부정할것인가?안타까운 일이다...건강을 회복하여 당신만은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오래 오래 우리 곁에 머물어 있엇음좋겠다...동생이 못산 인생과 아버지의 그 아깝게 버린 인생도 어머님이 이어 살았음 좋겠다..그 어머님이 안 게시는 고향과 우리집과 터밭들....목골과 땅바치가 ...그리고 여시 고삐가 무슨 의미가 있고 가야 할 이유가 있을가내가 자꾸 센치해져 간다 ...그래서 여기서 줄여야 겠다..이런 겨울밤...어머님께 전화 하자...-어머님...내가 내려가 이밤 엄니 앞서 그 에전에 읽었던 고양이전 읽을가요? 책이 없어도 제가 기억을 해서 읽을수 있어요... 어디 엄니 앞서 한두번을 읽었나요?이렇게 전화 하고 그럴가? 그래서 다소 나마 당신이 한순간이라도 나의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위안을 받게 그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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