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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륙과 합당론

한나라당에서 대권문건이라는 게 흘러나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더니, 민주당에서도 합당론이 잠시 불거졌다가 사라졌다.민주당측은 청와대까지 나서서 합당 무근을 극력 해명했고, 한나라당은 총재에게 보고도 안된 '습작' 이라며 서둘러 덮었지만 정치권 내부론 상당히 깊은 내진(內震)을 일으켰다.*** 대선 길닦기 서두는 여야정치권은 이미 2002년의 대선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면서 그 전초전이 될 내년의 정국을 선점하기 위해 온갖 전술을 강구하고 있는 모습의 한 자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이번 소동으로 미뤄 짐작해보면 민주당은 개헌론과 합당론으로 정계를 한번 휘젓자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정권의 비리공격과 연착륙 유도라는 공수(攻守)양면카드로 대응할 모양이다. 이 틈새에서 자민련은 제구실을 못해내면 침몰해버릴지도 모른다.민주당엔 정계개편 외의 다른 노림수가 없게 됐다.金대통령이 말하듯 소수 의석이어서 개혁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무슨 게이트니 하는 정계연루 사건이 핵심연루자의 해외도피로 일시 중단된 상태에 있는 데다, 구조조정 과정의 비리와 정책실패의 후유증이 쉽게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핵심인사들에게 그것은 강박관념처럼 느껴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친권(親權)-반권(反權)갈등이라는 것도 단순히 동교동계 아무개의 거취문제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집권전략의 차이에서 불거진 갈등이다.권노갑(權魯甲)씨측은 호남정권 재창출 불가능론 쪽이었다. 정권 지지도는 바닥인 데다 인사편중으로 지역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호남 재집권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그래서 비호남계 이인제(李仁濟)씨 같은 인물을 밀었다. 이에 반해 호남대안론이 불가능하지도 않지 않으냐는 반론도 강하다.따지고 보면 이인제씨의 인기란 것도 80%에 가까운 호남쪽 지지를 빼면 속빈 강정이다. 김중권(金重權)대표는 영남에 사실상 지지기반이 거의 없다.영남의 가장 매력 있는 대안은 박근혜(朴槿惠)씨인데 박정희기념관 하나 세워주는 것만으로 빼내갈 수도 없다.그러니 호남대통령후보 - 타지역 부통령후보를 티켓으로 한 정.부통령제 개헌론으로 돌파해보자는 것이다.아주 사정이 어려우면 반대의 조합도 생각해볼 수 있다. 자민련과의 합당론은 그런 마지막 선택일 수 있다.쉽게 말해 JP에게 대통령후보를 주고 공동정권을 '단일정권으로 '지속시켜 나가는 방안이다.문제는 이런 카드만으로 한나라당을 흔들고 박근혜씨 같은 인사를 이탈시킬 만큼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지역통합의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한나라당이 결사저지하면 개헌가능성은 희박하다. JP대안론도 이 몇년새 말바꾸기와 술수꾼으로 전락한 이미지를 씻어야 하고 당내 반발을 억눌러야 한다.범국민적 결집효과를 노렸던 노벨상 약효는 단발로 끝나고 가장 선전했던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때문에 만약 순리에 의한 정국개편 가능성이 희박해지거나 승산이 없다고 보여질 경우 또 다시 공권력이나 포퓰리즘, 여론조작과 같은 무리수가 동원될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정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그런 암수(暗手)일 것이다.*** 成事는 民에 달린 것을…한나라당이 이에 대응해 얼마만큼 결속력을 유지할지가 주목거리다.영남세 분할카드를 들고 한몫 노리는 YS, 앙심 품은 민국당 등 당외세력도 골치 아픈 판에 이탈과 분열을 압박하고 부채질하는 외부요인들이 나타나면 당이 흔들릴 수도 있다.이회창(李會昌)총재측은 한쪽으론 김대중 정부의 비리수집으로 압박하면서 다른 편에서는 보복이 없다는 신변보장의 유화책을 쓴다는 것 같지만 그의 지도력이 얼마나 구심력을 발휘할는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아무튼 내년 정초 DJ의 국정쇄신 방안에서부터 대선 전초전의 포석이 시작될 모양이다. 정치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고 단순한 도상계획만으론 민심의 흐름을 다 잡아낼 수 없다.그러나 정국 주도권을 놓고 정치세력들이 정면충돌할 경우 상생(相生)의 정치는 뒷전으로 밀리고 정국은 기계(奇計)와 권모(權謀)로 출렁일 것이 틀림없다.거기다 대고 정당정치의 원리나 민생, 철새정치와 지역감정의 폐해를 아무리 부르짖어야 소용없을는지 모른다.그러나 우리가 기억하기로 역대 정권이 어떤 형태로든 정권 연장책을 시도했지만 결국 성사는 재천(在天)-유일한 승부처는 민심이었다.김영배 - 중앙일보 칼럼에서 따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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