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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빈 자리

어제 훌쩍 영란인 눈썰매장 간다고 하고 떠나 버렸다.아니 전에 미리 갈가 하고 그랬던 것을 난 가라고 했지.늘 어디 간단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바람도 쐬고 또 마음이 착잡할땐 여행보담도 더 좋은 것이 없으니까...저녁에 넘도 늦게 출발한것 같단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아마 늦게 도착을 했나 보다.도착해서 전화할건데 아마 너무 늦어서 그럴 여유가 없었던것 일거다.- 아빠 오늘 저녁 7시경에 가는데 가야 겠어..나 가고 싶어..- 그래 갔다와라..헌데 그 구성원이 누군데? 그리고 교회에서 인솔담당자 가 있지? 너희들 자유로 가는것이 아니지? 그리고 네가 그 결괄 알고 가니 맘이 훨씬 홀가분해서 좋지 않니?- 걱정마..교회선생님도 가고 교회 봉고 차야...12 명이고 ...다른 애들 은 하나도 없어 전부가 동성교회신도 애들이야.. 아빤 별걸로 걱정을 하고 그래...그리고 합격한 대학말야.. 난 단국대를 기댈했는데 암튼 뭐 지금에서 어쩔수 없잖아. 그리고 지원이 전화 오면 합격했다고만 해 다른것을 묻지 말고.. 갠 지금 마음이 퍽도 우울해서 내 합격소식도 그렇고 그럴거야.. 갠 용인대 지원했거든...헌데 별론가봐...- 그래도 네가 결과를 알려줘라 성의있게 전화도 해준 친군데..- 그럴가? 뭐 대단한곳에 합격한것도 아닌데 그럴필요 있나? 그리고 오늘회비가 3 만원이야.. 교회서 일부는 부담하고 이 돈은 눈썰매장 입장료야...- 그것 말고 더 용돈을 갖고 가야지...얼마 있어?- 뭐 어디 쓸데가 있나? 이렇게 단체로 갈땐 쓸 필요가 없던데..- 그래도 어딜 가는데 왜 돈이 필요없어..? 자 2 만원만 갖고 가봐라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안돼...이런 대화 나누고 어제 영란인 홀가분하게 눈썰매장 갔다..아침에 일어나니 어딘가 허전하다.이 넓은 집서 단 세식구가 자고 있으니 허전함을 금방이나 느낀다.영란이가 차지 하고 있는 공간...별거는 아니어도 그 없는 자리가 그렇게 헹하니 크게 비어 보인다.늘상 있어야 할자리에 없는 애...나중에 영란일 시집 보내고 나서도 그 허전함은 이럴거다..아니 더 하겠지...이젠 19살...금방이다..그 쌍둥이 일제 유모차로 온동네를 다님서 이리 가고 저리 가고 한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서서히 아빠의 곁을 벗어나려고 하니...그렇게도 아빨 좋아해서 어딘들 갈려고 하고 그 출근하는 버스 정류장까지 와서 대성통곡함서 못가게 하던 영란이....바로 엊그제 같기만 한데....이젠 이렇게 성장해서 혼자서 눈썰매장을 가다니....이렇게 훌쩍 비껴 가버린 무심한 세월이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여 본다..그 예식장에서 영란일 손을 잡고 입장하는 그날의 상상..천사처럼 이쁜 영란일 손을 잡고서 입장하는 난 아마도 울것만 같다..기쁘다기 보다는 내 곁을 떠나는 영란이가 아쉬운 그런 눈물...그 예식이 끝나고 훌쩍 신혼 여행 떠나 버리고 쓸쓸히 빈 영란이의 방을 바라보면서 엉엉이나 울것 같단 생각...그런 허전함 때문에 우리 외할머니는 딸들을 한동네서 살게 하고 시집을 보내고서도 늘상 한 동네 살면서 보고 싶어 그랬나 보다...그 심정 알것 같기도 하다..오늘 아침에 왜 그런생각이 드는가?마치도 영란이가 금방이나 시집이라도 떠난것 같이...그러나 그 세월이 금방이 아니던가?대학을 다닌다고 어영 부영대다가 어느 날 결혼한다고 벼락같은 발표를 할지도 모른다.....매사에 신중한 영란이지만 대학다님서 그 가치관이 변하는 것을 어떻게 알것인가?저를 그렇게 사랑하는 아빠의 심정도 외면하고 배반(?)의 선언을 할지..- 고이 길러 봐야 다 소용없다....- 그렇게 정성껏 길러 놓으면 저 혼자 자란것 같이 부모를 외면하고 사는 못된 애들이 어디 하나둘이어야지.....이런 넋두리를 가끔 들었다..그 지나친 기대를 한것에 대한 기대가 돌아오지 않은것이 아닐가?사실 난 기대가 컸다..영리하고 초롱초롱하고 해서 공부도 잘했고 어디 하나 맘에 부담을준 것이 하나도 없던 영란이...늘 착하고 귀엽고 해서 선생님의 칭찬이 자자하던 그런애..그래서 과도하게도 난 큰 기대를 한것인지도 모른다...이렇게 평범하게 자란것에 감사해야 하는데도....그러면서도 그 기본적인 착한 심성이 아름답고 늘 신앙심이 돈독한 영란.그래서 앞으로의 생활도 마음은 놓인다.착하고 성실하고 아름답게 살거란 기대.......내가 기대한 대학에 합격을 못했어도 나중에 행복한 생활을 하면 되지..오늘 아침에...텅빈 영란이의 방을 열어보고서 써 본 일기다.......내 마음도 저렇게 허전하고 텅빈 것같은 그런 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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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2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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