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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순아

어제너의 전화 받고나서 난 마음이 찜찜했었다.아니 찜찜한 정도가 아니라 마음이 그저 편치가 않더라.네가 병원가서 알브민 영양제를 맞고서 왔다고 하니 아마도 어머니땜에 네가 넘도 혹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에 말이다.나나 큰 오빠가 할일을 너한테 맏기고 팔장끼고 있는 우리들...넌때론 우리가 원망스럽고 그랬을 것이다.서울이고 수원이고 그런 지리적인 위치말고도 생활땜이라고 궁벽한 변명을 하는 우리들...그저 명절이라고 해야 병든 어머님 앞에 정성이 깃들지도 않는 용돈 몇푼보낸것이 전부인 우리들...그리고 입에 바른 인삿말..그 명절에 혼자서 어머님 옆에서 시중들고 꼼작못하고 있는 너...네가 정말로 착해서 그렇지 다른 애들같았음 벌써 서운한 말들이 몇번을 더 들었을 것이다.난 알아..너의 심정을...비록 말은 않고 있어도 그 서운한 마음들을 안다.작년 겨울부터 지금껏 자유로운 활동을 못하시고 누워만 계시는 어머님을 간호하는 그 지겨운 일들이 언제나 끝날지도 모를 나날들..아들이 둘이고 딸들이 너 말고도 둘이나 더 있는데 너 혼자 모든 것을 짐을 지우고 뒤로 물러나 있는 우리들..기껏 해야 바람같이 왔다가 가버리고 하는 사람들..가까운 곳에 사는 누님도 자주 못온것에 서운함도 ㅡ들거고..순아...이 모든 것을 모른것도 아니고 너의 마음을 짐작 못하고 잇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널 믿고 오빠랑 나도 그렇게 편안히 살고 있어...네가 돌아아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가 아니지만 네 심성을 아는 우리들은 그걸 알고 있다고 ...너는 겉으론 투덜대고 해도 그래도 우릴 이해하고 마음을 안다고..이번 명절에 수원형님댁에 가서 하루밤을 자고 왔지.영란이도 델고 가려고 했는데 무슨 일인지 그 며칠전에 눈썰매장 갔다가 그날 피곤한 몸으로 돌아온 바람에 세현이랑 달랑 둘이서 갔단다.영란이에 대한 서운한 나의 마음은 그만 애기 하자.나의 기대를 저버린 영란인 그저 지금생각해도 맘만 답답하단다.그 명절에도 우린 모여서 어머니 애기와 너에 대한애기도 했었지..네가 피곤 하고 그래도 일체의 불만이나 형제들에 대한 원망의 소리도 않고 그러지만 마음은 그런것이 아닐거라고 ....장남으로 형님은 나 보담은 그래도 마음이 더 깊더라..내가 생각지도 않은 것을 미리 생각하고 언제 기회를 봐서 하향해야 겠다고 그러더라...난 그저 직장이란 이름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러는데...아니 형님보담도 내가 아마도 여유로운 시간이 많아서 갈수 있을텐데도핑계지 뭔가?순아....네가 어제 병원가서 맞고 왔다는 영양주사 알브민은 가끔은 좋더 구나전에 내가 감기 걸려서 밥도 못먹고 빌빌댈때 그 주사 맞고나니 어쩐지 기운이 나는것 같더라...의사도 그렇게 말하더군.몸이 피로할때는 가끔은 와서 맞는게 좋다고 ...그래 가끔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 가서 맞고 그래..건강은 늘 건강할때 지키라고 했지?컨디션이 나쁠때 가서 맞고 그래야지 나중에 병이라도 든다면 그땐 힘든거야..어머님 통장에 있는 돈도 네가 자유롭게 찾아쓰고 그래..어머님은 그 돈으로 아버지의 비를 써야 한다고 하시지만 그 돈으로 비를 몇개 쓰고도 남은 돈이다...네가 좋아하는 음식도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음식도 자주 사다가 해드리고 그래라..네가 그렇게 몸이 쇠약해진 것도 심신이 피곤한 탓도 있지만 먹을것을 넘도 소홀히 한것이 아닐가?전에 넘도 가난하게 살으셔서 어머님은 돈 한푼 쓰시는데도 벌벌떨고 그러니까 네가 알아서 여유있게 쓰라고.....어머님이 알뜰이 사셔서 그런것이기도 하겠지만 돈이 뭔가?필요할때 쓰라고 모아둔것이 돈이 아니냐?그래도 어머님 통장에 그 정도 있는 사람도 동네선 별로 없을텐데....돈땜에 병에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이모님에 비하면 그래도 어머님은 행복한 분이 아니시니?순아....어젠 눈이 와서 또 다시 하얗게 변했다..거기도 눈이 왔어?한얀 눈이 집앞의 온 들판을 하얗게 물들이고 멀리있는 금성산이 하얀눈을 뒤집어 쓰고 바로 눈앞에 가까이 보이는 그곳....웬지 눈이 오면 그렇게 마음이 풍요로워 보이던 지난 어린날들....그런 동심의 세계서 살던 시절이 그립구나..삭막한 도심에서 지나는 사람들은 어딘가 굳은 표정으로 무심히 응시하고 몇번을 얼굴을 마주 쳤어도 이해 관계가 얽히지 않아서 구태여 알고지낼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모른척하고 지내는 도심의 인심들...그 무표정...수돗물이 터져서 집안이 난장판이 되어도 왜 그런가하고 얼굴도 내밀지 않은 이곳 도심의 인심...이렇게 나날이 사람들은 무 표정으로 귀찮은 것은 모른척하는 이기심으로 나날이 깊어져 간단다...그래도 거긴 명절엔 이웃들과 음식을 나눠먹고 인사하고 ...그래도 아직은 그 미지근한 것이긴 해도 순박한 심성은 남아있는곳이 아닌가?병문안을 오고 ....별식을 나눠 먹을줄도 알고.....순아...이 추운 겨울도 이젠 멀리 가지 않아도 봄이 온다...멀리 금성산이 가물가물 아지랑이에 가려 보이고 뒤에 밭에선 배추꽃이 노랗게 피고 나면 잉잉대는 벌의 노래가 금방이나 들린다..그런 나른한 봄날이 오면 엄니도 아마도 좋아지시겠지..추운날은 그래도 방안에서 있기가 덜 답답할지도 모른다..그러나 날이 포근한 봄엔 얼마나 갑갑할가?짜증이 나고 그래도 어머니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고생해라...일어나지 못하신 당신은 얼마나 짜증나고 그러겠어?이제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듯이 어머니의 병세도 이젠 곧 회복이 되실거야..얼마 남지 않았어..너의 정성의 덕일거다...그래 조금만 더 고생하고 효도 하기 바란다...이렇게 말로만 하는 난 어쩌면 가식인지도 모른다.그래도 내가 할수 잇는것은 이런말 말고 무어가 할말이 있겠니?오빨 네가 이해 못할것은 아니지만 암튼 나의 몫을 네가 대신 하고 있는건 알아 내가 나중에 갚으마.....네가 건강해야 엄니도 건강하지...늘 웃음과 어머님의 차도가 있었음 좋겠다...돌아오는 아버님의 제일엔 넌 이번에는 올수 없겠구나 어머니 땜에..순아...미안해 그리고 고맙고...더 좀 수고 해줘.....건강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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