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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임상원 교수께...(퍼온글)

고려대 임상원 교수님, 안녕하신지요? 임 교수님이 2001년 3월23일치에 쓰신 “이런 `언론개혁' 실패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잘 읽었습니다. 저는 그 칼럼을 읽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최근 상황과 관련하여 “언론자유는 악의 산파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임 교수님의 말씀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언론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은 언론자유의 오용과 남용을 문제삼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론 그 누구도 언론자유를 악의 산파처럼 취급한 적이 없습니다. 이 말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계시는지요? 저는 임 교수님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의구심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어떤 속셈을 갖고 임하건 정당한 법 집행 절차에 대해 그런 의구심을 앞세워 `언론장악 음모'라고 외치는 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님. 저는 정부가 진작 했어야 할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 기능 수행이 뒤늦은 건 탓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타이밍을 의심하는 것도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다 집어치워야 한다고 말하는 건 적어도 국민의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정부가 그 이전에 수구 신문들과의 밀월을 시도했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해야 옳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시도에 응했거나 그러한 시도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신문들을 탓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진정한 국민의 입장이라면 양쪽을 동시에 비판하는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 교수님은 일방적으로 수구 신문에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게 과연 공정한 태도일까요?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구성해야만 한다”는 말씀에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는 이미 8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임 교수님이 그러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시지 않은 걸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임 교수님이 이제 와서 그간 논의된 성과를 무시하시면서 논의를 새롭게 구성하자고 주장하시는 건 지나치시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님은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역설한 존 밀턴의 말을 길게 인용하면서 정부를 비판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존 밀턴의 말은 현 상황과 관련해 차원과 맥락이 전혀 다른 거라고 생각합니다. 존 밀턴의 말은 박정희나 전두환 시절에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 자유를 절대선으로 간주하시는 임 교수님께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위해 나서시는 게 온당하다고 봅니다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임 교수님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존 밀턴이 오늘날 한국에 되살아난다면 국가보안법에 찬성할까요? 임 교수님께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시는 는 국가보안법이 개정만 돼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결사 반대하고 있습니다. 에게 언론의 자유를 말할 자격이 있다고 보십니까? 임 교수님께서 남북관계가 특수하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시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임 교수님께서는 2000년 8월4일치에 쓰신 “언론사 사장단 방북 `유감'”이란 칼럼에선 `남북관계가 아무리 특수하다 하더라도' 언론사 사장들이 `무리를 지어' 방북을 하는 건 잘못된 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간 원로 언론학 교수로서 임 교수님을 존경해 온 저로서는 임 교수님의 최근 행보가 어지럽게 느껴집니다. 제가 모르는 무슨 깊은 뜻이 있는 건지 부디 귀한 가르침 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준만/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 - 한겨레 신문에서 옮긴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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