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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 퍼온시 )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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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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