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5 일째
어머님께..
오늘은 오랜 가뭄을 뚫고서 가을 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셔 주는군요.남쪽인 거기도 비가 오고 있는지요?아마도 이 비가 개이면 날씨가 한결 차가워 질것입니다..우리에겐 가을은 그저 지나가는 계절처럼 금방 지나가 버리고...겨울이 성큼 다가 서나 봅니다거리엔 벌써 두터운 옷을 입고 나들이 하는 사람들을 볼수 있어요..아무리 시간이 빨라도 그렇지 엊그제 까지만 해도 숨을 헉헉대면서 땀을 닦곤 했는데 벌써 가을이 이렇게 다가 섰네요...아마 곧 겨울 준비를 해야 할것입니다.전에는..겨울준비한다면 연탄 500 장 떼어 광에다 쌓아 두고 쌀을 두어가마니 사서 준비하고 김장을 하면 겨우살이 준비가 다 된거지요...요즘은 그런 겨우살이 준비도 없고 겨울옷도 특별히 준비할 필요도없는 편안한 시절이지요..가을 김치 담그느라 추운날에 배추 뽑고 그 배추 뿌리를 깍아서 먹던 어린 시절의 우리들의 겨우살이 준비....김치 담드는 날은 잔치날 처럼 마음이 설레곤 했지요..그 날만은 ...하얀 쌀밥에 배부르게 먹을수 있던 점심...하얀 밥에다 빨갛게 갓 담근 김장김치의 매콤한 맛...그래서 우리집 김장 담그는 날은 괜스리 마음이 설레곤 했던 기억이 새롭 습니다...그런 설렘과 기대로 겨우 살이 준비를 했던 예전의 우리들..요즘은 ...김치 냉장고가 나와서 어느 때라도 갓 담근 김장김치 처럼 싱싱한 김치를 먹을수 있는것이 진정으로 행복 일런지요?그래도 어머님 ...김장담그는 그 자리에서 풀로 먹힌 김치를 죽찢어서 입안에 넣으면 매운맛과 풋풋한 배추잎사귀의 향이 입안에 고이던 그런 맛과 비교가 되겟어요?우리의 어머니들은 그 당시에도 싱싱한 배추김치 맛을 즐기기 위하여뒷뜰에 구덩이를 파고 김치 항아리를 저장하는 지혜를 터득했답니다..그 김치는....한 겨울동안 반찬이 없을 때도 항상 놓이는 없어선 안되는 기본적인 반찬이었던 것이 지요..당신은 흰눈이 펄펄 내리는 날에도 어김없이 김장 김치 독을 열고 한 사발 가득이 담아오시던 그 김치 맛....비록 가난했어도 당신의 젊으신 그 모습과 바쁘게 다니시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어머님...지난 토요일날은 능금예 누님이 갑자기 별세하였다는 소식을 듣고서 갔더랬어요..아버지 살아계실때는 그렇게 문턱이 닳도록 다니시던 그 누님..그렇게 당신과 대화를 하면서 온갖것을 상담하고 하면서 살다가 갑자기 어버지의 별세로 이어지자 그 누님은 한순간에 세상이 깜깜함을 느꼈던지 쳄벤 모퉁이를 돌아가는 아버지의 상여를 바라봄서 망연자실히 앉았다가 순간 벌떡일어나 땅을 치고 통곡하시던 그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그누님도 이젠 고인으로 되어 버렸군요...살아 생전에 한번 찾아가 뵈어야 하는데 가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신 담에야 그 영정앞에 머리숙이고 왔어요...- 누님 정말 죄송합니다 ...하고 속으로 용서를 빌엇습니다..능금예 누님은 첫째 딸인 다복이와 대화를 하다가 약간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더니 그대로 눈을 감았다고 합디다..참 사람이 그렇게도 편안히 가시는 수가 있나요?그렇게도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기도 하는 것인가요?동생 명래 때문에 민복이와는 다소 소원하기도 했지만....능금예 누님까지도 그렇게 먼 존재가 아니었는데 후회가 되더군요..그날 나는 거기서 다복이와 수복이 그리고 정복이와 민복이 화춘등도 만나고 배다른 딸인 장림 두만의 처가 된 딸..그 아들도 오고...창수가 남긴 그의 아들이 벌써 고교생이 더군요..창수 마누라도 그 자리에 와서 서글 픈 표정을 짓고서 고인을 설워 하였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요?그 능금예 누님의 영정앞엔 아들없는 탓에 사위 둘이 앉아서 손님을 맞더군요...사위가 무엇이길래...능금예 누님의 별세로 채 가슴이 안정도 되기도 전에 그 담날은 (10 월 7 일 ) 봉학 이모님의 별세를 들어야 했습니다...능금예 누님은 85 세라는 천수를 어느 정도 누린 연세이지만 이모님은 갓 70이라서 서운한것이 사실이 아닙니까?그 날 추석에 봉학이모님이 마지막 어머님을 뵈러 온 모양입니다..너무도 생생합니다.당신이 그렇게 쉽게 가실줄은 모르고 아직도 장가 가지 않은 도마애기에 걱정을 하시던 이모님...그날 오후에 차에 오르시던 이모님의 손에 쥐어준 용돈 몇푼...난 그런 것에 위안을 삼으려 합니다..그래도 그렇게 쉽게 가실줄을 몰랐는데...꿈을 꾸고 있는듯 합니다.어머님...놀라셨고 충격도 컸겠지요?바로 당신의 동생중 가장 막내가 당신앞서 가시다니....!!출생은 순서가 있어도 가는길은 순서가 없다지 않습니까...그러나 어찌 합니까?그것도 운명인것을....당신은 아버지의 몫까지 그리고 동생의 몫까지 살으시라고 봐주신것 같습니다...아버지와 동생은 천수를 누리지도 못하고서 가신것이 아닙니까..당신이 그 몫을 사셔 야죠..어머님..그래도 이번 추석에 당신을 뵈엇을적에 그런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것이 좋아 보엿습니다..그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셔야 합니다.당신이 건강히 고향을 지키시는 것은 저희들의 크나큰 희망이기 때문입니다..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기관지 천식등을 주의해야 합니다 감기도 그렇구요...동생의 덕분으로 건강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환절기엔 주의를 하시고 가끔은 운동을 하시고 해서 예전의 건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늘 건강하시고 늘 마음이 편한 하루 하루가 되길 빕니다..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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