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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6 일째

그리움의 거리( 퍼온시 )

- 조 재영 -내 메마른 정원에 비를 몰고 우연처럼 당신이 왔었네그때 난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빗줄기에 내 정원이 맑게 씻기는 것만 바라보았네당신이 다시 우연으로 떠난 후였을까 어느 날인가부터내 가슴 한켠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네비가 그칠 무렵, 나무들이 푸른 눈을 뜰 무렵 나는 알았네 당신이 내 가슴에 녹슨 그네 하나를 걸어두고 갔다는 걸 나는 그네 타는 법을 알지 못하는 아이처럼그네 줄을 움켜쥐고 바르르 떨면서작은 흔들림에도 겁먹은 채 이렇게 매달려 있네그네줄이 흔들리는 폭만큼, 그 속도와 깊이로 내 위태로운 시간도 깊어가네당신에게 닿을 수 없는 이 그리움의 거리 나는 그네 위에서 발을 한번 굴러보네웃는 것 같고 또한 우는 것 같은 이 生의 삐걱임 소리 당신이 내 가슴에 걸어두고 간 이 길고 긴 침묵의 소리그네줄이 닿지 못하는 당신과 나 사이 꼭 그만큼의 거리에오늘은 서늘한 조각달 하나 물음표처럼 걸려 있네 서쪽으로 서쪽으로 천천히 흐르더니 어느새 내 정원의 푸른 나무 한 그루 당신 쪽으로 옮겨놓고 있었네 내 가슴의 그네 하나, 위태롭게 매달려녹슨 시간을 바라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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