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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문상을 갔다.

賻儀금 봉투나 보낼가 하다가 아무래도 지척에 있는 이대목동 병원을 두고 가보지 않은 것도 좀은 성의가 없어 보여 동장을 충동했다.나완 근무한적도 어떤 인연도 맺은 사이는 아니지만 그가 우리 사무실에 매일 와서 문서 전달한 인연으로 문상을 갔다.바로 어제도 그 빙긋히 미소를 지으면서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와 어딜 봐도 빠지지 않은 그 든든한 모습..그런 그가 불귀의 객이 되다니....주차하기도 힘들고 차를 갖고 간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동장과 둘이서 걸었다밖에 나오니 바람이 세차다.이렇게 추울줄 알았으면 차를 갖고 올걸........모두들 오버깃을 세우고 고개를 넣고 걷고 있는 모습들이 추워 보인다이대 목동 병원 영안실..늘 그런것이지만 영안실은 늘 한쪽의 후미진곳에 배치되어 있고 음침하고무언가 어두워 보이는 그런 곳이 영안실.그래도 여긴 좀 청결하고 밝다.- 이렇게 어제와 오늘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많은가?문상온 사람을 맞이하는 곳엔 어느 곳이나 사람들이 붐빈다.마침 거기엔 k 씨의 동생이 문상객을 맞고 있다.그도 그 슬픔에 잠을 한 숨도 못잤는지 눈이 충혈되어있다못 잤다기 보다는 울었겠지.같은 구에 몸담고 있는 형제..형은 초라한 운전수고 동생은 과장...어찌 어떤 형에 대한 애착이 들지 않겠는가?그 k 씨의 영정이 어제 인사나눈 그 사람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금방 저편에서 툴툴 털고 걸어 나올것만 같은 그 사람...다시 사람의 운명을 생각을 해 보면 삶이란 것은 참 허무하다는 것을 다시금 절실히 느낀다.살아 숨쉬고 있을때에 어떤 것을 논하지 죽음은 모든것의 장막을 덮어 버리는 것.모든것이 무로 돌아가는 그 침묵의 세계..죽음.그 공포...이승과 저승이 이렇게 간단히 이뤄지고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이란 나완 상관없는 저편의 것...자꾸 부인을 한다.바로 죽음은 지척인 것을.........- 차에서 내린 순간에 봉고차에 받쳐 그 자리에서 숨졌단다..갈때 동장하고 그랬다어떤 음식도 먹지 말고 유가족이나 위로하고 금방 나오자고...상가에 와서 나오는 음식을 잘도 먹는 사람들이 있다그리고 好喪도 아닌데 분위기를 못 느끼고 으기적 거림서 음식을 먹고 있는 문상객들....오늘 가는 길이 어디 호상인가?아는 얼굴들이 많다그럴거다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흠모하고 그의 덕을 애기하고 추모한다그러다가 상이 끝나면 언제 그랬는가 할 정도로 매정하게 그를 잊어 버린다아무리 가까운 사람들도 그를 오늘과 내일이 지나면 그저 아는 얼굴로만기억을 하고 만다그 서글픔..그렇게 기억을 쉽게 잊고 사는 현대인의 비극.-내가 죽으면 누가 잴로 슬퍼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애통할가?난 가끔 그런생각을 해 본다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이란 것을 잘 알면서...이렇게 북적대다가 낼이 지나면 그저 잊어 버리고 거론조차도 않은 사람들의 그런 몰염치...북적 대다가 썰물처럼 그렇게 빠져 나가는 문상객...그럴거다.영정속에 웃고 있는 그의 모습...어떤 희극 영화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을 느낀다세상에.... 세상에 어떻게 사람의 운명이 그리도 변화 무쌍한가...어떻게 그렇게도 사람이 산단것이 순간의 찰라 같은것이냐...51세면 30 년은 먼저 간것이 아닌가?운전...참으로 무서운것이고 그 운전땜에 어쩔수 없는 과실범으로 살아야하는 그런 운명...그래서 지금도 운전대를 잡으면 긴장하고 그런다.썰렁한 찬 바람이 부는 영안실 그리고 북적대는 이대 목동 병원...아는 사람이 차를 테워줘서 편안히 왔다.이젠 이승의 사람이 아닌 k...바로 내 옆에서 빙긋이 웃으면서 다가오는것 같은 착각을 한다.- 모든 인생은 살아있을적에 다 하고 어떤보람도 찾는것.이 짦은 인생을 어찌 무의미하게 보낼 건가?오늘 문상가서 또 다시 인생의 허무와 운명이란 것을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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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2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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