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2 일째
세월의 저편을 생각한다( 12 월 17 일 )
시골의 아침은 유난히도 춥다어떤 바람막이가 없어서 그런가?집앞만 나서면 훤히 ㅡ트인 들녘.전엔 문만열고 사립문만 나서면 바로 쉬원한 바람이 불어왔지만 지금은 언제 부턴가 거대한 비닐 온상들이 거대한 군인들의 막사처럼 버티고있다그 거대한 비닐 막사.그래서 멀리 금성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기에 차단 당한다.들길을 건너서 시냇가로 간다.말이 들길이지 이젠 왠만한 차는 얼마든지 진입이 가능한 신작로.한참 가면 시냇가에 다다 른다그 시냇가.내 추억의 깃든 시냇가.구불 구불한 시냇가는 여전하건만 그 주변은 왠 그런 갈대가 군락을 이뤄 그렇게 서걱대는지....갈대숲 같다앤이 있었다면 이런 곳에서 멋이 있는 장면을 사진이라도 찍을 텐데..언젠가 그랬다내 고향에 한번 데려 가 달라고...내가 어린 날의 기억들을 너무도 재미있게 애기 해준 탓일거다.그 시냇가는 긴세월동안 그렇게 유유히 흐른다그 때와 다른 것은 시냇가를 찾아온 애들이 없단것이고그때와 같은 붕어라던가 메기 라던가....그런 물고기가 없단 것이 다른것이 아닐가?그 시냇가 방천에 지천으로 깔린 삐비...소복누나와 난 그 방천따라 펼펴진 시냇가 둑을 따라 쑥도 케고 삐비도 뽑으면서 봄을 보냈다.아련하게 봄의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던 그 시냇가저 멀리 매어둔 송아지가 한폭의 그림처럼 평화 스럽기만 하던 시절..여기 저기 쑥바구니 들고서 다니던 그 시냇가의 제방왠지 쓸쓸한 풍경이고 아무도 없는곳에 갈대만이 서걱이면서 맞이 해 준다.눈을 돌려서 앞을 보면 얕은 야산이 동네를 감싸듯이 둘러쳐진 작은 동네우린 이 시냇가 아니면 이 들판...그리고 저 야산이다.구릉지게 펼쳐진 뒷산우리들은 가야 들판이 던가 시냇가 던가..아님 뒷동산을 찾으면 만나곤 했지.그 어린 시절의 주인공들.삶의 현장으로 다들 떠나 버리고 나 홀로 이렇게 고향에서 엣날을 그린다다른 친구들도 고향을 찾으면 나처럼 이렇게 추억을 그릴가?여기서 바라보면 동네가 밥짓는 연기에 휩싸이던 날들이젠 어느 집도 모락 모락 연기나는 정경을 볼수 없다그저 고요하다.흰눈이 여기 저기 쌓여있는 추운 아침.오늘은 귀가해야 한다.아니 갈수 밖에 없다.내 삶은 어쩔수 없다.다시 피곤에 젖고 다시 피나는 경쟁이 있는 삶의 전쟁터로 가야 한다그렇다.삶이란 것은 결국은 전쟁터와 다를게 뭔가....피 터지게 싸우고 돌아오는 그런 피곤에 지친 삶.그렇게 싸우다가 결국은 쓰러져 가는 길.나는,오늘 그런 삶이 기다리고 있는 도시로 가야 한다 가야 결국은 소시민으로 살아가야 하는 초라한 존재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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