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어린 시절

어린 시절엔 아버지 어머니의 두 분의 대화소리에 잠을 깼다한방에서 큰 이불을 함께 덮고 살던 시절.그땐 내 방이 있어도 땔감때문에 따로 잠을 잔단 것은 상상을 하지 못했던 시절.모든 식구들이 한 방에서 잠을 잔다겨울엔....아버지와 어머니는 늘 새벽에 잠을 깬다두 분의 대화땜이다.- 일본 오사카에서 지내시던 그 시절을 회고하곤 했지.그 꿈같은 시절을 당신들은 추억으로 애기했다,추억이 아름다워 ㅡ그랬을가?당신들은 일본사람을 퍽도 인간적이고 예의바르고 정도를 걷는 사람이고 겸손하고 인정많고 순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애기했다그런 애기로 인하여 나의 머리엔 일본인은 우릴 36 년간이나 강탈한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닌 선량하고 예의바른 사람들하긴...당신들이 상대한 이웃 사람들평범한 사람들이야 어디 맘이 나쁘겠는가?일본인은 유독 목욕을 즐겨했다고 한다.그래서 늘 청결하고 깨끗한 생활을 하고 농촌이라 해도 목욕탕은 있다고 한다.일본 생활에 대한 향수,,그건 어쩌면 나오지 않고 거기서 살고 있었다면 하는 후회섞인 말씀을 듣곤 했지- 니기 애비는 뭣하러 나왔는지 몰겄더라..차라리 거기서 눌러 살았으면 이렇게 어렵게 살진 않았을텐디...?우리가 사는 모습이 얼마나 곤궁해 보였으면 그렇게 애기하시던 외할머니어렵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외할머닌 안타까워 보였을거다......당신이 귀국할때 가져온 일본 제품들...- 탁상용 시계..- 만년필 한자루- 가죽 손지갑 한개.- 거북등처럼 단단한 가죽 트렁크..- 내가 즐겨 메고 다니던 일본식 가방..( 이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 난 옆집 형수에게 얼마나 놀림을 받았는지 모른다 ...우체부 같다나? )그리고 일본의 여러곳을 촬영한 사진첩한권...당신은 이런 일본의 것들이 소중한 보물인양 간직하곤 했지...늘 시렁위에 놓인 트렁크 안에 그걸 간직하곤 했다.날이 밝으려면 한참이나 있어야 할 시간.그런 시간이 바로 당신들은 편한 대화의 시간이었는지 모른다아니 추억을 되집어 보는 그런 시간두 분이 나눈 그런 대화가 듣기 좋았고 어머니는 늘 아버지의 그런 대화에응하면서 오손 도손하게 살았었지...늘 근엄하고 과묵하신 아버지...한번도 아버지의 말씀에 정면으로 반박하지 못하시던 어머니...어머니에게 아버지는 바로 지존의 대상이었을가?절대적인 존재 셨다.그러니....우린들 아버지의 말씀 한마디면 감히 이의를 달수도 노라고 말도 못하고 살아야 했다아버지는 우리집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다들 동네서도 점잖고 과묵하고 가까히 하기가 어려운 그런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었지..그런 아버지의 눈물을 본것은 할어버지가 마지막 하관할때의 눈물..그때 첨으로 보았다.그날은 비가 솔찮히 오는 날이었은데 당신의 눈시울에 눈물이 고이고 그 관위로 눈물이 흘려내리는 것을 난 보았다.- 어찌 눈물이 나오지 않겠는가?그 마지막 이별앞에...........13 살때 할아버지의 별세와 그 앞에서 우시는 아버지의 표정참 신선한 추억으로 다가 온다.두분은 알뜰 살뜰한 정은 느꼈는지 몰라도 한번도 언쟁이든 행동이든 싸우는 것을 보질 못했다아버지의 언성이 높아지면 어머닌 아무말 없이 부억으로 들어가 버리니어디 쌈이 이뤄질수가 없지...- 모름지기 여자는 저렇게 사는가 보다.여자는 저렇게 남편에게 순종하는가 보다.그렇게 생각해 왔다.요즘의 사고로선 어림도 없는 그런 생각..두 분은 그렇게 한평생을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해로하셨지만...난 왜 그럴가?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다가끔 말다툼도 잘 하고 언성도 높다.그 이유는 알고 보면 대단한것도 아닌 극히 사소한 것인데.........- 애들에 관심을 가져라- 음식만드는데 좀 더 신경을 써서 만들어라..- 집안 분위기도 좀 다르게 조성해 보라...- 자잘 구레한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 교체하라..이런 사소한 것들어찌 보면 싸움거리도 아닌 것으로 때론 언성이 높고 토라지곤 한다..왜 난 그럴가?우리 부모가 그렇게 이렇게 사는거야하고 그 모범을 실례로 보여주었는데.............새삼 당신들의 그 부부애를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더 못난 자식이고 더 뒤떨어진 자식일수 밖에...- 그래도 어떤 지향점을 찾아서 노력을 해 보자.그건 어떻게 보면 고집이다서로간에 어떤 이해가 부족하고 양보를 하려는 그런 마음이 부족한 것그건 결국은 살아온 것들이 진실을 보지 않고 껍데기만 바라보고 살아온 것이 아닐가?부모앞에 그저 미안할 뿐이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894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