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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빛 바랜 사진

사춘기를 보내고 처음으로 이성으로 다가선 소녀가 蘭이다.평택 청북면 설창...그녀의 고향.19살이던 난 대책도 없이 신앙촌으로 입촌했다.다들 진학이니 서울이니 하는 단어는 듣기 조차 애닮은그런 사치였고.....신앙촌에 간것도 사실은 어떤 기회가 된다면 더 공부하고 싶은욕망도 있었고, 시골보담은 더 잦은 기회를 포착할거란 계획도은근히 품고 있었다.- 기회의 땅 신앙촌.이모할머니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신앙촌.- 이웃도 모두 형제같은 정으로 사느니.....- 맨 몸으로도 얼마든지 꿈을 펼칠수 있고 신앙만으로도 인생을 투자해도 손해가 없을거란 애기....- 돈이 필요없는 곳..등등.이상향으로 알고갔던 나...아니었다.거긴 이상향이 아니었다.적어도 내 눈엔 너무도 살기힘든 비정의 땅으로 보였다.당장 신앙이 아니라,어떤 것을 갖어도 일하지 않으면 목에 풀칠할일이 걱정이었다.- 신앙공부하여 전도사로 직업전환을 꿈꾸자.그건 차라리 애달픈 꿈이었다.신앙촌...거긴 겉으론 평온하고 신앙심이 있는 사람만이 거주하는 그런 곳이었다.다 평등하고 다 같이 일하고 보수가 비슷하고...아니었다.알맹이는 너무도 비정했다.왜 신앙이 같은 사람이라면 집의 평수도 같아야 하는데....A,B,C,D,E,....등급이 필요한가?돈을 많이 투자한 사람은 좋은 집에살고 돈이 없는 사람은 채 7 평이 될가 말가한 그런 슬럼가에서 살아야 한단 말인지??내겐 의문이었다.사회의 차별적인 판단은 돈이었다.그 돈....그 돈의 위력은 여기도 여전했다.그 돈의 보유에 의한 집의 선택.신앙의 돈독함에 의한 차별이 아니라 사회인의 차별인 ' 돈 '에 의한잣대로 잰 차별대우.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전도사가 되기 위한 단계적인 조치로 일단은 취직을 해야 했다.첫날은 백부장집에서의 가내 수공업인 비니루 작업.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다른곳으로 갔다.범박리에 있는 ' 비닐 제품 공장 '거기서 만난 그녀가 바로 蘭....그 공장의 친척인 蘭이 방학을 이용하여 왔었다.16살의 귀여운 소녀.양갈래 머리가 단정한 뽀얀 피부와 웃으면 보조개가 살포시 패이던그녀가 바로 蘭이었다.그녀는 날 따랐었다.3살차이긴 했어도 엄청난 차이로 느끼고 아주 어리게 대했던거 같다..어떤땐 말을 하면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얼굴을 쳐들지 못하던 그녀..그 홍조띤 얼굴에 보조개...귀여웠다.어떻게 가까워 졌는지 몰라도 날 오빠로 부르며 따랐지.......쉬는 날은 그림같은 신앙촌의 A동에서 기념사진도 찍고....1구에서 3 구까지,엿공장에서 개수리까지 그리고 남자 숙소 뒷산까지 놀러 다녔다..방학이면 찾아오던 그녀 난....비닐루 공장에서 잠간 있었지만 그녀와의 만남은 이어졌다...그땐 난이 어떤 이성이라기 보담은 철어린 귀여운 소녀로 좋았다.그때나 지금이나 이쁜 애가 좋았으니..............그리고 언젠가 복사꽃이 화사하던 그런 봄날.그년 갔었다.벌응절리 구비를 돌아가던 그녀의 뒷 모습...가슴이 뛰는 사랑을 속삭인것은 아니지만, 귀여운 소녀로 내 가슴에 자리잡은 그녀 蘭....그 빛바랜 사진이 내 앨범엔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살포시 미소지음서 보조개가 이뻤던 소녀 蘭........-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가?이런 때면 살며시 펼쳐 보고 싶은 사진이다.蘭은, 내 안의 蘭은....영원한 16살의 귀여운 소녀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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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1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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