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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日目

존경하는 선배님께..

차일 피일 미루다가 퇴임식도 가 보지 못하고 있다선배님의 안부편지 받고 보니 몸 둘바 모르겠습니다.바쁘단 것은 저의 핑계 겠지요.성의만 있다면야, 왜 가보지 못 하겠습니까?윤 선배님,벌써 그렇게 되었군요.벌써 그렇게 세월이 흘러 선배님도 공직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 왔군요.무심한 세월이 원망 스럽습니다.선배님,제가 그 k 구로 가서 생소한 기획 예산과로 갔을때 저의 계장이셨던 선배님은 보지도 못했어요.그때, 계장에서 부러움의 위치인 사무관 시험준비하고 계신단 것을들었지요.그 후에 , 인사 드렸고 말이 없으신 당신이 왠지 거리감이 들었어요.냉랭하고, 말수가 없고....날카로운 시선이 자꾸 날 꿰 뚫어 보는 듯한 기분.바로 당신 아래의 주임으로 들어온 난 퍽 암담했어요.어딜 봐도 인정어린 모습은 보이지 않은 차디찬 인상으로 받아 들였으니깐요.- 저 윤 계장은 원래가 저렇게 찬가요?- 왜요?아니 잘 못 본 거요.얼마나 인간성이 좋고 사근 사근한 사람인데요..전혀 내 눈엔, 차디찬 인상으로 좋아 보이지 않았던 당신의 첫 인상.그 첫 인상은 차게만 느껴졌어요..사무관 시험 보기 위한 공부한답시고 늘 6 층의 좁디 좁은 공간에서피곤한 몸으로 책을 들어다 보던 당신.- 사무관이 된다면 뭐가 달라진다고 저렇게 매달린담?그렇게 속으로 생각했지요.- 김형,절대로 사무관 하지 마.이거 사람 완전 죽이는 거야.이게 사는 것인지, 뭐란 것인지.....차라리 포기하고 편히 살아,절대 할일이 아니야.나중에 선배님이 저에게 해준 충고였어요.얼마나 고통이 컸으면 그런 충고를 했겠어요.외부 세계와 절연한 2 년간의 고독.피를 말리는 경쟁과 불안감........- 사무관 시험 준비하고 났더니 이거 체중이 10 KG은 준거 같더라.하던 어느 분의 고백 처럼 시험공부란 육체적인 것도 있지만 내리 누르는중압감이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 모릅니다.허지만, 선배님...당신은 차라리 행복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그땐 그래도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시험제도가 있어서 나 처럼 빽없는사람이 시험이란 것을 거쳐서 그래도 사무관에 오를수 있는 시대였으니깐요..아시다 시피 지금은 없잖아요.어느 굵직한 빽이 없다면 얼씬 거리지도 못한 곳이 여깁니다.감히 어디 사무관이 됩니까?어떤 배경도 없이 성실과 열정으로 거기까지 오르신 선배님이 부럽습니다.공직에서 그래도 서기관까지 오르고 정년한단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30 여년을 한결같이 공직에 봉사하다 퇴직하신 선배님에 박수를 보냅니다.업무가 끝나고 선배님과 저, 그리고 이 선호가 같이서 소주 잔을 기울이면서 나누었던 지난 날의 대화.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변했군요.우리 셋이 이젠 저만 덩그마니 공직에 남았군요.이 선호씨는,사회생활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으로 잘 되고 있습니다.우린 가끔 만나서 등산도 하고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존경하는 윤 선배님.당신은,저의 인생의 선배이자 좋은 친구이기도 했어요.늘 따스한 미소와 인정으로 사람을 붙잡는 그 매력.당신은 후배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좋은 추억을 심어 줬어요.선배님의 공직 퇴임을 진정으로 축하 드리면서, 머잖아 소주 잔을 기울면서 살아온 날들,살아갈 날들에 대한 애기 나누기로 해요.뵈올때 까지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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