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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시금 허무를 생각한다

졸지에 남편잃은 슬픔에 젖어 있는 친구 ㅈ ..저녁에 갔었다.신정동 네거리에 있는, < 미래 병원 >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영안실.어떤 술렁거리는 모습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도 없다.고즈넉한 고요가 흐른다.넓은 홀은 몇몇의 젊은 사람만 보일 뿐.....정작 낯이 익은 얼굴이 안 보인다.조금있자, 하얀 소복 입고 나타난 ㅈ.......- 응?이거 좋은 곳에서 만나야 하는데....고마워..그렇게 말 하는 ㅈ..보기 좋았던 몸피는 비쩍 말라 그 동안에 삶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었다.잘 살았던 사람은, 어려운 생활을 못한다고 했던가...그 만큼 내핍에 단련되지 않아 견디기가 힘들다고 한다.사업에 실패한 사장들이 자살을 하는 이유도 그런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모멸 스러워 그렇게 목숨을 끊는거 란다.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사라지자.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홧병으로 생긴 심장병이라고 한다.속을 끓이면 당연히 심장이 나빠 지겠지..시집간 딸 하나와 30 이 다된 아들 하나...작년에 시집을 갔던 딸...어쩜 생김이 그렇게 젊은 시절의 엄마와 딱 비슷할가?30 년전을 거슬러 올라가 ㅈ 를 보는 것 같다.- 참 딸이 꼭 ㅈ 같군그래..그래서 피는 속히지 못한단 말이 맞나봐..어쩜 그렇게 닮았나?- 그래..나 많이 닮았어....빛 독촉에 피해 다니느라 누구에게도 전화 연락하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사촌 동생들도 연락이 안된단다..참 답답했다.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친척들간에도 왕래가 없이 살았다니...그 만큼 자존심이 강한 ㅈ....반드시 떳떳하게 살때 까진 누구하고도 절대로 연락도 하지 않고살기로 각오 했었다고........웃고 있는 영정속의 남편.그 사람은 잘 생긴 얼굴에 몸매가 다부진 체격이었다.누가 봐도 건강체로 보였는데 졸지에 그렇게 가다니...올해 딱 59 세.예순도 넘기지 못 하고 떠났다니.......이런 허무가 어디 있는가?삶과 죽음은 인간이 어떻게 할수 없는 것이긴 해도...이런 짧은 생.누가 내일의 일을 기약할수 있는가?매일 매일을 최선을 다 하는 것 만이 최상의 삶이란 생각을 했다.- 안석이, 진남이,오숙, 민복, 흥선,태석....다 여기에 있어야 하는 얼굴들이다.하나도 보이지 않는다.친구가 한 평생을 함께 한 반려를 잃었는데 이런 비정이 어디 있는가?물론 그렇게 밖에 살수 없었던 ㅈ 의 책임이 크긴 하지만.....우회적으로 연락을 하고 살았음 얼마든지 이런 상황을 알수 있었을 텐데참 우정도 어렸을때의 우정..그 뿐이란 말인가?- 내일 발인 할때 올수 있음 올께..너무 속상해 하지 마....사람의 운명은 누구도 막지 못하는 거 아닌가?마음 굳게 먹고 잘 살아야 해.그게 고인에 대한 도리야.....배웅하는 그녀의 얼굴.초췌하게 야윈 얼굴이 왠지 슬프다.평소에도 야윈 얼굴을 보는건 슬픔인데.......다정했던 친구 ㅈ 가 저렇게 야윈 몰골이라니....??마음이 아프다.가을 바람 조차 차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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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76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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