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3 일째

바람

     

                   1
바람은 울고 있었다.
이룰 수 없는 形象을 끌고
나무 그늘에서
나무 가지에서
흐렁 흐렁 흐느끼고 있었다.

                 *
꽃밭에 뛰어들면
꽃이 되고
날리어 흐르는 바람의 수염.
푸른 하늘에
걸리어선
나부끼는 깃폭이 되다가,

                 *
어쩔 수 없으면
서러워 부림치다가,
怒여워
흩날려 불리는
꽃잎에도
부러져 꺽이는
가지에도
몸을 부벼 울다가......

               *
바람은 구름이 되어
하늘에

다가,

서러우면
떨리는 비가 되다가,

                *
결국은 이루지
못하는 形象이 되어
쓸리듯
날리면서
피리의 흐느낌.

               2
흐느껴 울고 있었다.
갈대의 가슴에서도
풀벌레의 날개에서도
흐렁 흐렁
울고
있었다.

            *
네거리를
걸어서 가도
가슴에
복받는 가락이
흐느끼는
고독
처럼
혼자서
어디론가
숨듯이
바람은 땅 위에 쓰러져
굴고 
있었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0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