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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달라진 것들이 가슴 아프다.


  

시골 친구중에,
아직껏 고향을 버리지 않고 지킴서 살고 있는 친구 정오.
다들 일하기 싫다고, 희망없는 농촌에서 살기 싫다고 타향
으로 떠났을때, 자기 혼자만이라도 고향에서 살고 싶다던
친구다.
일하는 것이 공부보담 더 좋다던 그 친구.
초등학교만 졸업하곤, 농부로 살고 있다.


- 저 사람은 참 바보 같아.
뭣땜에 비전없는 농촌에서 썩고 있담...??
- 왜 썩고 있다고 보는거죠?
다 나름대로의 꿈이 있고, 자신의 마음엔 비전을 꿈꾸고
있는건지 모르잖아요.
어떻게 그 사람의 진심을 알수 있다고 그러세요?
그랬었다.


다 꿈을 따라서 도시로 떠났지만, 혼자서 묵묵히 일을 함서
소박하게 살아가던 정오..
뿌린대로 거두는 땅의 진리..
늘 가서 보면, 희망없어 보인 농촌에서도 땀방울 흘리던
그 친구.
왠지 보기 좋았고, 든든하기도 했다.


그의 형으로 부터 < 간 경화 >란 애길 들었다.
왠지 전보담 얼굴이 까맣다고 했더니 그 사이에 간이 퍽
나빠졌단 애기..
간이란 멍청해서, 완전히 딱딱히 굳어져 죽기전까진 그 증상을
모른단 애기고, 어떤 통증을 느낄땐 죽음을 앞둔 싯점이란 것..
안타까운 소식.
힘겨운 일을 하다 보니 술을 먹지 않을수 없고,그게 지나치면
그런 간경화라든지, 간 암이 많다는 것..
- 술도 끊고 병원에 입원도 하고, 치료에 신경쓰라 했더니
자신의 병을 자신이 아니까 간섭하지 말더랜다.
그런 애길 하는 그의 형..


나도 군대시절때 그런 간염으로 입원했던 적이 있었다.
간염이 발달되어 황달로 발전되고 간 경화로 진행되고 또 다시
간암으로 되어 간단 것..
많은 사람들이 배에 복수가 차서 숨조차 쉬기 힘들게 살던
전우를 봤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 간염에 전염되어 주의를 해서 완치 되었지만 간이란 것이
우리인체서 얼마나 소중하고 막대한 작용을 한단 것을 배울수
있었다.
인체의화학 공장 같은 간..
우리가 흡수한 유해 물질을 분해하고, 각 기관으로 배급해주는
곳이 간이란 것을 알았다.
그게 병이 든다면 다른 기관까지도 원할한 작용을 할수 없는
것..


매사에 조심스럽고,깔끔한 정오.
왜 그가 그렇게 간이 나빠졌고, 치료를 포기하고 있는가?
찾아가 위로라도 해 줄려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어쩜 아는 사람을 만난단 자체가 부담스럽게 생각한건 아닐까?
아님,
자신의 아픔을 보여주기 싫은건지 모른다.
치료조차 거부하고, 더 술을 자학적으로 마신다는 정오..
그 끝은 죽음 뿐인데..
아니, 아직 인생을 포가하기엔 너무 아까운데...
돈 때문일까?
살아야 별로 기쁨도 없는 삶을 마감하려고 그런건가?
슬픈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억척스럽게 일을 함서 농토가 날로 늘어감을 기쁨으로 알고
열성적으로 일을 하던 득수.
그도 이름모를 병으로 갑자기 보행을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하고
칩거하고 있다.
늘 푸른 저수지로 가면 문학지 한권을 옆에 끼고 시와 소설을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애기 해주던 창수..
그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지 오래다.


그 사람이, 그 자리가 변해있음에 슬퍼지곤 한다.
건강하지 못하고 병마에 신음하고 있는 친구를 봐도
괴롭고, 환한 웃음으로 맞아줄 친구가 없음에도 마음이
아프다.
맑은 시냇물이 회색빛 구정물로 흐르고, 반들거리던 냇가의
방천이 갈대숲으로 변해있음도 마음이 아프다.
산하는 예전의 그대로 인데, 결코 옛 모습이 아님이 또 마음
아프다.
간경화를 치유하고, 밝은 마음으로 옛애기를 할수 있는
정오를 만났음 좋겠다.
-친구야,
결코 포기하지마...
아직도 살아야 할 날들은 너무도 많아.
예전의 너 처럼 침착하고, 영리하게 처신하기 바란다.
자포자기는,
어떤 경우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건강에 심혈을 기울여라.
너의 밝고 너른가슴을 볼수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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