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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망가진건 세월 탓인데......


  

모처럼 밝은 햇살이 비치는 아침.
이런 날이, 바로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이런 가을 날이 좀 길었으면......


- 올 겨울은 길고 ,추위가 빨리온다.
그런 예보.
사실,
이런 가을 날을 볼수 있는 날도 얼마 되지 않는다.
가을이 왔는지 모르게 ..
추위가 스며들곤 했다.


어제까지 지루하게 내리던 비.
이슬 머금은 파란 잎사귀가
가는 여름을 붙잡기 위한 몸 부림으로 보인다.
내 맘일까....


7 시 새마을 청소.
유신정권 시절부터 이어져온 관습.
실질적인 효과도 없는 짓을 왜 하는건지..
이런 구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 빼다귀 해장국 집 >
지난 번에 갔던 그 집.
오늘도 , 여전히 해장술에 취한 취객들의 잡다한 소음이
귀에 거슬린다.
- 참 나이를 먹었거나, 젊거나 교양없는 짓거릴 하는 자는
어쩔수 없어.
- 한 마디 해 줄까?
이게 무슨 짓거리냐고.....
- 내 버려 두세요.
저 사람들, 술 취해서 어떻게 나올지 어떻게 알아요?
그러다가 쌈이라도 붙음 모두들 우리보고 잘못했다 할텐데..
- 아휴~~~
왜 3 청 교육대는 부활시키지 않은 건지 몰라..
저런 자들 다 쓸어다 한 6 개월 혹독한 훈련 시켜야 하는데..


-60 대 초반의 남자 6-7 명.
우리가 흉을 보건 말건 알바 아닌듯....
노래까지 나온다.
해장술에 취하면 애비도 못 알아 본다더니...
어떻게 말리겠는가?
연신 미안한 표정의 주인 아줌마.
몸 둘바 몰라 쩔쩔 맨다.
참 산다는게 뭔지.....?
저런 사람들도 고객이라고 조용히 하란 말 한마디 못하고
있으니 ..........


우리가 도착했을때,
이미 거나하게 취했던 그 사람들.
왠 인타발이 그리 긴지........
다 먹고 일어설때 까지도 취중으로 떠들고 있었다.
그 사람중에,
어느 누구하나 제지하고 ,우릴 의식하는자 없었다.


-어르 신들 땜에,
이거 아침 밥을 제대로 잘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한 옥타브만 낮춰 주세요...
다른 손님들 계시잖아요?
-어~~!!
미안 합니다, 하고 거수경레를 붙이는 어떤 사람.
-아니~~!!!
이 원만씨?
-어? 김 00 씨....
둘다 놀라 쳐다 봤다.


분위기를 소란으로 인도한 사람이 바로 20 년전에..
ㄷ 동에서 가장 멋있는 양복을 만든다는 < 충원 양복점 >
사장 이 원만씨....
단정하게 빗어 넘긴 가지런한 헤어스타일의 잘 생긴 모습의
양복점 사장.
가게는 늘 멋장이 들이 옷을 맞추기위해 벅적거렸지.
그 영화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쩌다 저 모양으로 망가졌을까?


잘 생긴 모습도, 멋있는 모습도 아닌 배만 불룩 나온
초로의 노인.
그 무심의 세월이여....!!!
세월은, 젊음만이 아닌 멋까지 앗아가는 것인가.....
가슴 졸이면서 기대속에 만났던 옛 애인.
싱싱한 젊음도,아름다움도 사라진 평범한 중년 여인으로
내 앞에 나타났던 그 여인을 봤을때 처럼.....
씁쓸한 마음을 한 동안 둘데 없었다.
이게 현실인데, 어쩔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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