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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런 친구가 있었다.


  
-저 이 우태를 아시나 해서요?
전, 그 친구거든요.
-잘 알죠, 헌데....
지금은 연락않고 지낸지 한참 되었네요.
아마, 미국으로 이민 갔을 겁니다.
출근하자 마자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다.


늘 말이없고, 한켠에서 휴식시간을 보내던 사람.
돗수높은 안경에다, 깡 마른 체격의 그...
-니 김천에 한번 와 봤노?
참 좋은 곳이다.
한번 놀러온나...


사교성이 없는 그 지만, 성실한 모습이 좋아보였다.
같은 부서에, 같은 시간대 근무.
우린 새벽 1 시에 교대하고, 쉬는 시간도 함께 보낼 정도로
친했다.
배 고픈걸 못 참는 나와 비교해서,늘 야식을 날 갖다주곤
했다.
-난,
밤엔, 먹지 못하겠어.
-그래?
그럼 늘, 내게 보내라.
난 배고픈걸 못 참거든......


가깝게 지내곤 했지만 그에 대한 것을 모른다.
-가정 환경이 어떤지...
-여자 관계는 어떤지....
-재산 정도는 어떤지..
금기 사항처럼 그는 철저히 그런 부분에 대해선 함구했다.


내가 살던 아파트엔 종종 왔어도,
그는 한번도 자신의 집으로 델고 간적이 없었다.
-이번 비번땐,
우리 집에 온나...
해 놓곤 그 날엔 엉뚱한 핑게로 해피하곤 했다.
함께 있을땐 명랑한 그 지만,
혼자 있을땐 외로움이 베어 보였지.
-넌, 늘 쓸쓸해 뵈..
그러지마, 청승맞게 보여..
남자가 임마 그게 뭐냐?


조용하고, 남자다운 운동은 아예 포기하곤 하는 그..
태권도 시간엔 늘 뒤로 쳐졌지..
-난, 이짓이 체질에 맞지 않아..
이직하고 싶어....


김천이 고향이지만, 형님의 근무처 따라 춘천에서 학교를
나왔단 것과, 친구도 거기에 있단 것.
그의 얼굴에 우울의 그림자가 붙어 있었단 것..


-이놈아야..
겨우 떠난단 것이 서울신가?
더 공부하여 더 좋은데로 빠져야지..
이게 머꼬..??
기회가 항상 있는 줄 아나....
-그래, 너나 그래라.
난 이짓이 지겨워 더 버틸 자신이 없어..


그런 그였지만,
자신의 뜻대로 굴러가지 않자 내가 왔던 서울시로
뒤 따라 왔었다.
내가 떠난 뒤에 한 2 년 늦게....
-야, 이 우태...
더 있다가 더 좋은 곳으로 오지 이게 뭐냐?
겨우 이제야 서울시로 왔나?
-글쎄 말이야,
내가 바본가 봐..


다른 사람을 통해서 그의 집안의 근황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장애인이란 것.
<그래서 그렇게 자기집으로 데려가지 않았고 늘 우울한
모습이 베어보였구나.....>


-얼마후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날것 같다고 했다.
떠나기 전에, 한번 만나자고 했었는데.......
머리 맞대고 소주 한잔 할걸..
조금은 야속하고 , 아쉽다.
참 좋은 친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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