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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지금의 서울



  

1970년대 중반.
서울의 집은,
단독이 주류였다.
그것도 2 층집은 어쩌다 눈에 띌뿐..
거의가 아담한 1 층 단독 .


붉은 벽돌에,
기와 지붕.
일자 아니면, 기역자 집.
대지 50 여평에, 건평 25.6 평정도.
이게 서울의 대종을 이룬 집이였다.


집과 집사이가 훤히 트였고,
집집마다 정원엔 꽃들이 다투어 피었고...
대추나무든, 감 나무든 한 두 그루는 심어져
있던 집.
골목은 어쩌다 한 두대의 승용차가 주차하고 있을 뿐..
넓었다.
그 넓은 골목을 장삿군의 리어커가 지날 뿐이고.....


어찌나 조용하던지,
골목을 지날때면 정적속으로 걷는거 같았다.


대지 50 여평의 아담한 단독 붉은 벽돌집.
그런 집 하나 사서 살았음............
너무도 부러웠지.
그때,
500 여만원이면 살수 있던 집이지만,
그 돈이란 것이 내겐 너무도 거리가 먼 거액였다.
전세 50 여만원에 살고 있는 처지에서 언감생심
어떻게 꿈이나 꿀수 있었을까?


어느 집을 가도 대문은 개방되어 있었고.....
어느 집을 가도 차 한잔은 얻어 먹을수 있던 시절.
따스한 인정이란게 남겨있던 시절.


내가 몸 담고 있던 서대문구 북가좌동의 주택가 풍경.


그런 아담한 단독을 원했건만, 처음 산건 아파트..
겨우 12 평(?)정도나 되었던가?
처음 소유권 등기하곤, 너무도 좋아서 잠이 오지 않던 시절.
-내가 이런 서울에서 집 주인이 되다니.....!!!!
뭐가 부러웠을까?


단독이 사라지고 있다.
이렇게 몇년이 흐르면 단독은 이젠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
성냥곽 처럼, 어찌 보면 벌통 처럼......
칸칸으로 이어진 아파트.....
숨막힐듯이 위태하게 걸려있는 주거 공간.
보기에도,
비정이 흐른다.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이웃과 이웃이 친하게 지내던 시절.
옆집의 경사엔 함께 축하해 주고,애사엔 아픔도 함께 했던
예전의 서울.
어쩜 그 시절이 낭만스러워 뵌다.


이웃을 벽 하나로 막아 놓고.
너는 너, 나는 나..........
매일 만나도 낯선 타인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오늘의 아파트.
조용하고 , 편리한 대신에 진정으로 필요한 따스한
미소가 사라진 오늘의 우리들.
내 앞에 서 있는 거대한 아파트벽 마냥,
무심한 일상들이 무심하게 흐를 뿐.....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이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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