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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첫 사랑


  

가을은,
회상의 계절이라 했던가?
갈색으로 물들어 가는 잎을 봐도,
무심히 발 아래 떨어지는 낙엽을 봐도 생각이 나는건
지나간 기억들.
-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했지.....


-내 첫 사랑은 누굴까?


영숙이와 난숙이..
둘다 한창 이성이 그립던 시절인 신앙촌에서 알았던
여자들이라, 누구라고 딱 꼬집긴 어려워도.........
이성의 감정보담, 정다운 오누이 같은 감정을 느꼈던
난숙.
이성의 위치로 만났던 영숙이와의 만남이 첫 사랑이라
해야 옳다.


함께 사진도 찍고, 거리낌없는 사이로 농도 주고 받았던
난숙은 '오빠'란 칭호를 곧잘 했지만, 영숙은 한 번도
그런 호칭을 쓰질 않았다.


영숙은, 범박리 고개에 있는 비닐공장엘 다녔다.
시골에서 올라온지 얼마되지 않은 나도 거기에 다녔다.
이미,
이미 옥이가 다니고 있어서 우린 집이 같은 방향인탓에
자연스럽게 함께 퇴근하고, 그랬다.


자연스런 퇴근시간..
그 시간이라야 늘 야근으로 10시가 넘은 시간였지만...
셋이서 함께 가는 길엔 늘 영숙의 집을 바래다주고 갔다.
그녀는, 신앙촌에서도 한참 떨어진 후미진 마을< 나사렛 >였다.
우리가 사는 곳에 비함 거긴 한참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
가난했던가 보다.


문제는,
<옥>이 나오지 않은 날.
그땐, 내가 바래다 주어야 했다.
그 어색스런 동행은 말할수 없어도 바래줘야 한다는 것은
불문율 같이도 어길수 없었다.


영숙이 18 세.
눈이 크고, 이쁜 얼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 거길 다녔단 애길 옥이로 부터 들었다.
어려운 시절이지.
늘 밝고, 명랑한 성격의 그녀.
그 작업장에 가면 늘 좌중의 분위기를 주도한건 그녀였다.


헌데, 왜 나만 만나면 그렇게 얌전해지고 그랫을까?
자기 집에 도달할때까지도 묻지 않음 애길 하지 않았다.
-저 옥이 오빠?
그렇게 호칭했다.
가끔, 난 그녀와 잔듸에서 앉아 대화를 했었다.
아니, 내 마음에 그녀와의 동행이 차츰 재미스런 일로
여겼고,기대가 되었다.
왠지 그녀의 밝고 명랑한 모습이 좋았다.
< 사랑한다 > 는 말.
서로 해 보지 못했어도, 늘 다소곳이 듣기만 했던 그녀.
순한 양같았다.


참 순수했던 시절.
풀위에 이슬이 내렸어도 개의치 않고 나눴던 대화..
그녀와 미래를 약속하는 그런 건 거창해서 해 줄수
없었지.
내 위치가 그럴 상황도 아니었고....
또한 손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거리.
허지만,
왜 그녀와 함께 있음 내 가슴은 그렇게 쿵쿵 뛰었을까?
내 심장의 소리를 그녀가 듣고 있는거 같았다.


긴 날들을 그렇게 지낼수 없었지.
그년 울산으로 이사가고,난 춘천으로 갔었으니......
기껏 해야 4 개월 정도 머물었을까...


그녀도 나도,
순수한 감정이 숨쉬던 시절.
< 순수시대 >여서 일까?
좋아한다는 표현을 못했어도 눈빛으로도 서로가 좋아한단
것을 감지 할수 있었던 그 시절.
회상의 계절이 돌아오니, 그녀가 보고 싶어진다.
아름답고 우아하게 변해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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