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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네가 이 맘 알아?


  
왠일일까?
늦어도 12시면 들어오던 영란이..
아니, 늦으면 ㅡ늦는단 애길 하는데....

몇번을 걸어도 받을수 없다는 멘트만 나오는 핸폰.
이런때, 필요한게 핸폰인데.....

12 시 10분, 15 분, 30 분, 45 분 또....
도저히 잠을 잘수 없었다.
왠지 불안했다.

착한 편이라, 걱정은 안되지만,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불길한 상황이 전개 될수도 있을거란 상상..
딸 가진 부모의 공통적인 생각이겠지만....
-그러니까, 미리 전화 좀 해보지 그랬어?
진지하게 관심 좀 갖어..
-항상 그 시간에 들어오니까, 생각않했지 뭐...
엉뚱하게 와이프에게 화풀이했다.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각종 폭행과 성 범죄들..
새벽길이나, 아침에 벌어지고 있는 요즘의 범죄들.
밀려드는 불안감은,
잠자리에 들지 못하게 했다.
티비를 봐도, 베란다에 가서 있어도 좀 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무럭 무럭 피어나는 불길한 상상..
담배 피울줄 알았다면 아마 줄 담배 피웠을거다.
초조 하고 불안한 심정였으니.....


-아빠, 나 여기 우리교횐데, 너무 늦어서 이리로 곧장 왔어..
-너 그럼 핸폰으로 연락도 못 해주냐, 엉??
엄마 , 아빠가 얼마나 걱정한단 생각해 보지 않했어?
왜 그렇게 생각이 없냐?
지금 1 시야, 1 시...
그리고, 왜 핸폰은 되지 않은거야?
-밧데리 방전인가봐....
아빠가 자면 깨울거 같아 미안해서 그랬지...
암튼 미안해, 금방 갈께요...

변명이 가관이다.
고양이 쥐 생각해 준 격이다.
깊은 잠을 깨울거 같아서였다고??

버럭 소릴 질렀지만,
그 목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
좀 전까지 부글 부글 끓던 분노는 눈 녹듯 사라졌다.
이게 사랑하는 마음일거다.
-핸드폰은 뭐 하러 갖고 다녀, 그런때 전화하면 될걸..
하고 궁시렁 거리는 와이프다.

자식들이 이렇게 안달하고 초조한 부모의 마음을 알까?
행여 어떤 일이 생기지나 않았나 하고 불안해서
잠도 못자고 기다리고 있는 이런 심정을 과연 알기나 할까.

하두 엽기적인 일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진 요즘.
조금만 늦어도 불안하고 초조해서 안절 부절 못하는 마음.
그건 어느 부모나 같을거다.

겨울날,
귀가 시간이 늦으면 호롱불 밝히며 먼곳까지 마중 나오셨던
내 어머니.
캄캄한 어둠이 무섬증이 들까봐 그 먼곳까지 나오셨던 당신.
그런 어머니의 정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자라고 있는 애들.
언젠가는 부모의 소중함과, 자상함을 알날이 있을거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늦거든, 언제라도 전화 한통해라.
그래야 엄마나 아빠가 안심하고 있지.
얼마나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는줄 알지?
-네, 알았어요.
아침 일찍 학원가는 영란에게 다짐하듯 강조했다.
그건 사랑이니까........
<네가 이 마음을 어찌 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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