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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인간아 , 인간아...


  

나도, 세현이도 핸폰을 사야 한다.
어디 핸폰 값이 만만한가?
지난번에 내가 샀던 핸폰은 와이프에게 빼앗겼지.

아니,
빼앗겼다기 보담, 그 필요성을 못 느껴 와이플 주고
말았다.
그걸 슬슬 내걸로 빼앗기(?) 작전이 필요했다.
-당신,
어디 중고폰 하나 사고 그건 내가 쓸께..
-그러세요.
그럼 당신이 어디 쓸만한 중고 있음 찾아봐요.
난, 받기만 하면 되니까..
구태여 이런 카메라폰 무슨 필요있어?

인터넷 중고 매점을 살펴봤다.
내 놓은 핸폰이 많았다.
<과연 이 많은 것중 어떤 것을 사야 보다 좋은 조건으로
살수 있는가? >

-적어도 6 개월 이상은 써선 안되고..
신품의 절반 가격은 넘어선 안되고..
또 직접 상품을 살피고 직거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거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선택하고....

-애니콜, 거의 신품과 같은 것.
선물 받아 2 개가 필요없어 팔려고 함.
모델명 에니콜 어떤 것.
딱 3 개월 썼음,밧데리 등등 모든 것이 포장박스까지
보관되어 있음,
신품가격은, 586000 원,
매매가격은, 단돈 150000 원.
직거래 원함.
현재 빈공기 상태임.
눈에 띤다.

-사진과 같으냐?
-가면 그대로 개통이 즉시 될수 있느냐?
-난, 성격이 까다로워 사진과 다르면 그냥 올거다.
어떤 문제점도 없이 완결한거냐?
등등 통화했다.
-그대로다, 사기 싫음 딴 사람에게 판다.
여러 사람이 문의했다.
부지런한 사람이 좋은거 싸게 산다 등등..

가까운 관악구에 산단다.
-정각 5 시, 영등포 구청역 전철 마지막 칸에서 내려서
만나자..
시간을 정확히 지키자.
-오케이..

마치 간첩 접선한거 처럼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차피 개통하려면 동행을 해야 할텐데 왜 안에서 만나자
할까?>

10분을 기다렸다.
막 돌아가려 하는데 다가오는 그 사람이다.
30대 후반의 단정한 차림의 모습에서 선한 인상이
풍기는 셀러리맨 타잎.

-좀 늦었네요?
나 막나가려던 참인데....
-저 제가 방금 대리점에 들렸다 왔어요.
지금 공기계로 있어, 새로 가입하면 그냥 개통된데요.
여기 밧데리, 충전기 등등 셑트 일체에요.
가서 하시죠,전 퍽 바쁘거든요.
-바빠도 함께 제 명의로 개통한걸 보시고 가셔야죠.
그건 상식 아닌가요?
가시죠, 가시면 금방 할수 있는데...
-제가 시간을 다퉈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미리 와서 제가 다녀온 겁니다.
이거 좋잖아요?
-그래도, 내 입장은 그게 아니잖아요?
5 분만 할애하면 됩니다.
개통하고서 돈을 드릴께요.

벌레 씹는듯한 어둔 표정의 짜증스런 모습.
등뒤로 금방 느낄수 있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
내 기준으로 바라봐야지.

KFT 대리점은 바로 앞이었다.
가입서 쓰고, 내 신분증 복사하고 가입비 내고....
개통만 하면 된다.
-저 이제 가면 되죠?
-금방 번호 할당되어 개통이 됩니다 손님, 잠간만....

한 10 여분 기다렸을까?
-이거 개통이 안된다 하네요.
해지 된거에요, 그것도 강제로...
이 단말긴 개통이 어려워요.
-왜요?
-KT에 어떤 금액이 체납되었나 보죠.
잘 아실텐데요?
체납되면 강제로 해지하고 갚고서 개통하란 애기죠.

처음 알았다.
세금이 체납되면 핸폰까지 강제로 해지된단 사실.
그 사람을 동행한건, 개통에 있어 상대방의 신분이
이 핸폰 주인과 일치하느냐.....
주은 물건인지, 훔친건지 알게 뭔가?
이건 상식이지.
어떻게 그 말한마디에 덜렁 돈을 받을걸 상상했나?

-이거 보세요.
세상을 그렇게 살지 마세요.
당신이 보기엔 어수룩해 보여도, 결코 그렇지 않아요.
어디서 이런 사기를 칠려고 그래요?
좀 정직하게 사세요 아직은 구만리 같은 분이....
-그게 아닌데...???
죄송합니다.
하곤 허둥지둥 도망치듯 나가 버리는 남자.
나가는 등이 불쌍해 보였다.

그냥 15 만원 날릴뻔 했다.
얼굴은 멀쩡한 사람이 그런짓을 하다니...
왜 자신의 핸폰이 그런 것으로 문제가 있단 것을
모른단 말인가?
누가 물건만 보고 그 사람의 말만 믿고 바보스런 행동을
할거란 상상을 했을까.
그런 불손한 상상이 밉다.
당할려고 했단 사실이 슬픈게 아니라,
이렇게까지 세상이 사기꾼으로 차 버린 세태.
돈앞에 인격이고,양심이고 다 던저 버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이 있단 현실이 그저 슬플 뿐이다.
내일은,어떤 사람을 골라 그의 사기행각을 벌일런지...
-왜, 세상이 이렇게 뒤죽 박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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